엔비디아 차세대 AI칩 출시 예고…HBM3E 탑재량 늘 듯
HBM4 시장 본격 개화…SK하이닉스, 세계 최초 HBM4 샘플 공급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5'에서 자사의 AI 칩 로드맵을 발표한 가운데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둘러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미국 마이크론의 경쟁이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현재 시장 주류인 HBM3E(5세대)의 주도권 싸움과 함께 차세대 제품인 HBM4(6세대)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GTC 2025'에서 발표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로이터=연합뉴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 열린 GTC 행사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블랙웰 업그레이드 버전과 루빈, 루빈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이고 2028년에는 새로운 AI 칩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먼저 블랙웰 업그레이드 버전인 '블랙웰 울트라'는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으로 기존에 탑재되던 192GB(기가바이트) 용량의 HBM3E를 288GB로 50% 늘린다는 설명이다. '36GB HBM3E 12단' 탑재량이 약 5개에서 8개까지 늘어나는 셈이다.
HBM3E에서는 엔비디아에 대부분의 물량을 공급 중인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물량을 '완판'한 상태로, HBM3E 12단 제품 양산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공장을 추가로 짓는 등 캐파(생산능력) 확대에도 나선 상태다.
다만 탑재량 확대로 HBM3E의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은 후발주자에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엔비디아에 HBM3E 8단 제품을 공급 중인 마이크론은 이번 행사에서 36GB HBM3E 12단 제품을 선보이며 블랙웰에 맞춰 설계됐다고 발표하는 등 SK하이닉스 뒤를 바짝 추격 중이다.
삼성전자는 아직 HBM3E를 엔비디아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달 말부터 HBM3E 개선 제품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며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GTC 2025'에서 발표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AFP=연합뉴스]
다음 세대인 HBM4 시장도 본격 개화하는 모습이다.
황 CEO는 내년 하반기 '루빈'이라는 새로운 AI 칩을 출시하고, 2027년에는 '루빈 울트라', 2028년에는 '파인먼'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루빈은 처음 HBM4가 탑재되는 제품이다. 루빈 울트라에는 HBM4E(7세대), 파인먼에는 그 후 모델인 HBM5(8세대) 탑재가 예상된다.
업계에선 HBM4는 기존 HBM3E와는 다른 '맞춤형(커스텀)' 제품으로 메모리 업체 간 새로운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HBM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가 한발 앞섰다.
올해 하반기 HBM4 양산을 목표로 한 SK하이닉스는 이번 행사에서 HBM4 12단 모형을 공개한 데 이어,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들에 HBM4 12단 샘플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샘플을 공급한 고객사들은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미국 빅테크 기업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HBM4 양산을, 마이크론은 2년 내 HBM4 양산을 목표로 세운 상태다.
특히 마이크론은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의 류더인(劉德音·마크 리우) 전 회장을 이사회에 임명하는 등 TSMC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향후 출시 예정인 HBM4 역량 키우기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제품들의 출시를 예고한 만큼 HBM 시장 파이 역시 커질 것"이라며 "SK하이닉스가 모든 물량을 감당할 수는 없기 때문에 삼성전자나 마이크론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 세계 최초 샘플 공급 [SK하이닉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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