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제공
[파이낸셜뉴스]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골프사업 관련 자회사인 '카카오VX'의 매각을 추진한다. 최근 포털 서비스 '다음' 분사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카카오VX 매각이 공식화되면서 카카오 그룹의 비핵심 사업 정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계열사 매각을 통한 경영 효율화를 도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카카오가 전날 공개한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VX의 매각 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절차를 올해 중 진행할 예정이다. 카카오 측은 사업보고서에 "연결회사는 2024년 12월 중 카카오브이엑스와 그 종속기업의 매각계획을 수립했고, 2025년 중 해당계획이 이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명시했다.
또 "이에 따라 해당부문의 자산 및 부채를 매각예정으로 분류했다"며 "매각 계획의 완료를 위하여 카카오브이엑스의 비지배 주주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당기말 현재 연결회사는 비지배주주의 동의 절차를 진행중이며, 계약의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카카오VX는 스크린골프 사업, 골프 예약 플랫폼 운영, 골프장 위탁운영 등 골프와 관련된 사업과 스포츠와 정보기술(IT)의 결합을 통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왔다. 다만 사업 효율성 문제가 나오면서 지난해부터 카카오VX의 매각설은 꾸준히 제기됐다.
먼저 지난해 6월 IB업계를 통해 매각설이 최초로 흘러나왔다. 카카오 측은 지난해 8월 반기보고서를 내면서 카카오VX의 골프용품 사업,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 NFT 사업 등 비핵심 사업을 연내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9월 카카오VX의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사모펀드에 매각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매각설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당시 카카오 측은 공식적으로 매각에 대해 부인한 바 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카카오가 포털 서비스 '다음'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카카오 그룹의 계열사 정리가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의 분사는 지난 2023년 다음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전환한 지 2년 만의 결정이다. 카카오 측은 분사 추진에 대해 "별도 법인으로 독립성을 확보해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환경과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다음 분사가 향후 매각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다음의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존재감이 희미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양주일 콘텐츠 사내독립기업 성과리더도 13일 간담회에서 “(분사 뒤 회사를) 매각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 등 핵심 서비스와 인공지능(AI)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이를 제외한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카카오는 2023년 5월 기준 147개였던 계열사 수를 최근 116개까지 줄이는 등 31개의 자회사를 정리했다.
한편, 카카오그룹 노조는 카카오그룹의 이런 결정에 고용 불안 등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다음 분사에 대해 반대하는 집회를 연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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