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WMO)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
지난해 전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5도 상승하며 사상 처음 1.5℃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세계기상기구(WMO)
2024년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이 섭씨 1.5도를 초과한 첫해로 기록됐다. 세계기상기구(WMO)가 발표한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기온 상승 속도가 우려할 수준에 이르렀으며 기후 변화의 영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19일 WMO는 지난해 전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5도 올랐다고 밝혔다. 2023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20.0ppm을 기록하며, 산업화 이전(1750년) 대비 151% 증가했다. 메탄과 아산화질소 농도도 지난 80만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나타내며, 온실가스 배출이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지난 10년(2015~2024년)은 역사상 가장 더운 시기로 기록됐고, 2024년이 그 정점을 찍었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인해 연초부터 기온이 급상승했고, 6월부터 12월까지의 월 평균 기온은 이전의 모든 기록을 뛰어넘었다. 엘니뇨는 남아메리카 태평양 해안을 포함한 동태평양의 해수가 따뜻해지는 현상이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기온 상승이 지속될 경우 극단적인 기후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경고한다.
해양 온난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해양의 열 함량은 65년 관측 역사상 가장 높았으며, 지난 20년(2005~2024년) 동안의 해양 온난화 속도는 1960년부터 2005년까지의 속도 대비 2배 이상 빨랐다. 저탄소 배출 시나리오에도 해양 온난화는 21세기 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 영향으로 해양 산성화가 일어나 서식지와 생물다양성,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수면 상승 속도 또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는 1993년부터 위성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전 지구 평균 해수면 고도를 기록했다. 2015~2024년 사이 연평균 해수면 상승 속도는 4.7㎜로, 1993~2002년의 연간 평균 속도인 2.1㎜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해안 지역의 홍수 위험이 증가하고 있으며, 섬나라와 저지대 국가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또 2022~2024년은 가장 큰 빙하 감소를 기록한 시기 중 하나였으며, 1950년 이후 가장 심각했던 10건 중 7건이 2016년 이후 발생했다. 북극 해빙 면적은 지난 18년 중 가장 적었으며, 남극의 해빙 면적 역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변화는 극한 기후 현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으며, 실제로 2024년에는 폭염, 허리케인, 가뭄 등의 재해가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사람들이 기후 재난으로 인해 이주해야 했으며, 18개국에서는 식량 위기가 심화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지구 온도를 1.5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더 강력한 기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셀레스테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극한 기후에 대비하기 위해 조기 경보 시스템과 기후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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