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호(오른쪽)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과 김성진 총괄부원장이 18일 서울 중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권제인 기자/ eyre@]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정진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 ‘노벨상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임 원장의 관용차 유용, 해외 출장 중 골프·외유성 관광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선 이사회 운영체계를 개선하고 제·규정 보완에 나서곘다고 답했다.
정진호 원장은 18일 서울 중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 노벨상이 과학계에서 나온다면 젊은 인재들을 과학계로 유입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노벨상을 탈 수 있는 우수 과학자를 뽑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노벨상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으로 중·고등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과학자들이 해외 석학과의 네트워킹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진호 원장은 이날 임기 동안의 조직 운영 방향과 주요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정 원장은 사회 주요 문제에 대해 과학기술전문가의 자문을 제공할 수 있도록 수요자 중심으로 의제를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기초 연구와 응용 연구에 균형있게 투자하고 과학기술 연구개발(R&D) 투자가 이해관계에 좌우되지 않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점 추진 목표로는 ▷과학기술계의 수월성·다양성 증진 ▷과학 정책 자문을 통한 한림원의 범위 확장 ▷과학기술인 사기진작 등을 꼽았다. 정 원장은 “여성 과학인뿐만 아니라 지방 사립대에 있는 우수 과학인까지 발굴해 한림원 회원들의 다양성을 확장할 것”이라며 “뛰어난 학생들이 과학게로 유입될 수 있도록 노벨상 현장 참여 기회 제공, 한림원 시상 사업 등을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한림원 설립 이래 최초로 여성 총괄부원장에 임명된 김성진 부원장은 “한림원 정회원 중 여성은 8%로 이마저도 생명과학, 농·수산 분야, 가정, 간호학에 편중돼있다”며 “여성 과학인들의 참여를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학 정책이 정부에 따라 바뀌면서 연구자들이 연구비를 얻기 위해 정치활동에 참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우수한 과학자에게 연구비를 지속적으로 투자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에 과학계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한림원 회원뿐만 아니라 과학기술계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연구현장의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전 원장 체제에서 불거진 비리에 대해선 이사회 등 거버넌스를 혁신하고 감사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외부 시각이 반영될 수 있도록 이사회 구성을 내부 인사 70%, 외부 인사 30%로 변경했다”며 “11월 총회를 거쳐 시대착오적인 제·규정을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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