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vs 김용빈 팬덤 소통법 (사진: bnt뉴스, TV조선)
트로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김용빈과 임영웅. 두 가수 모두 뛰어난 가창력으로 사랑을 받고 있지만, 팬들과 소통하는 방식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근 미스터트롯3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용빈은 22년차 베테랑 가수로서 오랜 무명 시절의 아픔을 통해 대중과 깊은 교감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용빈은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프고, 힘들었던 세월을 잠시 뒤로 한 채 우리 모두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더 큰 꿈을 향해 전진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우승 소감을 전하며 팬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이어 김용빈은 결승곡 '감사'에 관해 "차 속에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라며 "제게 멋진 왕관을 씌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며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또한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투어공연과 다양한 활동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하며, 하늘에 계신 할머니께 영광을 돌리는 등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감동을 전했다.
특히 김용빈은 자신의 고된 과거를 언급하며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바람만 스쳐 가도 아팠던 자신의 시간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비슷한 아픔을 가진 이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이러한 진정성 있는 소통은 무명 시절 2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쌓아온 그만의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소통 방식은 팬층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사랑빈' 공식 팬카페는 이미 15,000명을,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4만 명을 단시간에 넘어서며 그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미스터트롯3 경연 영상 역시 유튜브에서 매회 100만 뷰를 훌쩍 넘기며 대중적 호응을 입증하고 있다.
음원 성적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 김용빈의 미스터트롯3 우승곡 '감사'는 이찬원의 '시절인연(時節因緣)'(4위)과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5위), 박서진의 '남도 가는 길'(6위) 등 인기 트로트 가수들의 히트곡들을 제치고 상위권에 안착했다. 이에 김용빈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첫날부터 3위 있는게 꿈인가 싶어요. 너무 감사합니다❤️"라는 감격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반면, 미스터트롯1 우승자 임영웅은 최근 몇 가지 상황에서 팬들과의 소통 방식에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해 계엄 상황에서 반려견 생일 축하 게시물을 올린 후 팬들의 우려에 "뭐요,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반응한 것이 그 예다.
이 발언은 일부 팬들에게 다소 거리감을 주었다는 평가가 있다. 많은 팬들은 그가 정치적 견해를 표명하길 원한 것이 아니라, 불안한 상황 속에서 함께 아픔을 나누는 따뜻한 메시지를 기대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임영웅은 지난해 12월 고척스카이돔 콘서트에서 DM 논란에 대해 "저는 노래를 하는 사람이다. 노래로 즐거움과 위로, 기쁨을 드리는 사람이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해명은 논란 발생 20일 만에 나온 것으로, 일부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공개된 유튜브 영상에서 "성격상 안 맞아. 야방(야외방송)에 약하다"며 "난 그렇게 절대 못 해. 지나가는 사람한테 맛집 추천 받고 이런 거 절대 못 한다"라는 발언은 그의 내성적인 성격을 드러내며, 대중과의 직접적인 소통 방식에 대한 그만의 스타일을 보여줬다.
이러한 상황들은 임영웅이 김용빈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임영웅 김용빈 두 사람의 음악적 역량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팬들과 교감하고 있는 것이다.
임영웅은 '영웅시대'라 불리는 21만 명의 거대 팬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메이저 차트에서도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멜론 차트에서 임영웅의 '이제 나만 믿어요'와 '보금자리'는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으며,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도 5위에 랭크되어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했다.
특히 지난 1월 31일 개봉한 임영웅의 콘서트 영화 '임영웅ㅣ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은 개봉 5일 만에 16만 명의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누적 관객 수 35만 명을 기록하는 흥행 성적을 거두었다. 이 영화는 2024년 5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양일간 1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콘서트 실황을 담은 것으로, OTT 공개 이후에도 3월 둘째 주 주간 콘텐츠 랭킹 1위를 차지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김용빈의 '감사'가 빠르게 상위권에 진입하며 트로트계의 판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김용빈의 진정성 있는 소통 방식이 대중에게 신선한 울림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두 가수의 행보는 단순한 인기나 실력을 넘어 각자 다른 방식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트로트 장르가 대중의 애환을 달래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가수 자신이 대중과 어떻게 교감하느냐가 장기적인 팬덤 형성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향후 김용빈이 임영웅의 아성에 어떤 도전장을 내밀지, 그리고 임영웅은 어떻게 자신의 위치를 지켜갈지 트로트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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