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인마를 잡겠습니다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그 선한 얼굴이 점점 이글어지며 섬뜩해진다. 광기에 휩싸인 그의 얼굴은 우리가 알던 얼굴이 아니다. 기막힌 원맨쇼로 또 한 번 변신에 성공한 배우 강하늘이다.
강하늘의 신작 ‘스트리밍’은 구독자 수 1위의 범죄 채널 스트리머 ‘우상’이 풀리지 않던 연쇄살인사건의 단서를 발견하고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벌어지는 라이브 스릴러.
영화는 오직 1위만이 모든 후원금을 독차지하는 무한경쟁 스트리밍 플랫폼 ‘왜그’를 배경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화제성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우상’은 범은을 거침없이 추적하고, 그의 모든 행동은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영화는 마치 이 모든 게 실제 라이브 방송을 보는 듯 극강의 리얼리티로 몰입감을 선사한다.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무엇보다 이를 끌고 가는 원톱 강하늘의 얼굴은 다채롭다. 들끓는 에너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식을 줄을 모른다.
그는 구독자 수 1위를 달리는 범죄 채널 스트리머 ‘우상’으로 분했다. 한 때 경찰이 되고 싶었으나 6번 낙방해 꿈을 포기한 ‘우상’은 화제성 있는 아이템을 기가 막히게 찾아내는 영리함과 전문성이 돋보이는 프로파일링 실력으로 정상의 스트리머가 된 인물이다.
합방했던 미모의 스트리머 ‘마틸라’에게 밀려 잠시 위기를 맞지만 경찰도 잡지 못한 연쇄살인범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게 되면서 다시금 왕좌를 되찾는다. 돈을 향한, 인기를 향한, 그리고 뒤틀린 자신의 욕망과 신념을 위해 무섭게 쫓는다. 그 과정에서 걷잡을 수 없는 광기에 휩싸인다.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강하늘은 이런 ‘우상’을 거침없이 표현한다. 강약 조절이란 없다. 줄곧 강강강이다. 성격과 감정의 고저는 있을지언정 그 에너지는 한없이 치솟는다. 문신과 헤어스타일 등 외면 뿐만 아니라 도파민에 중독된, 나르시시즘에 취한 내면, 몸을 사리지 않은 액션까지 모두 다 강렬하다.
강하늘은 “제일 많이 신경쓴 지점은 라이브함(생생함)이다. 실시간 스트리밍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원테이크 촬영이 많았다. 신나고 흥분됐다. 고민의 지점이 모두 다 즐겁고 재밌었다”며 “대본에 온통 ‘우상’ 대사밖에 안 적혀 있어 정말 나만 나오는가 싶었다. 실상은 아니었다. 제2의 연기자는 감독님, 카메라, 조명팀 등이었다. 제작진과 함께 한 장면 한 장면을 만들어 나가는 거였다. 오히려 어느 현장보다 연기자가 더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작품에 대한 만족도나 평가완 별개로 그의 고군분투엔, 연기엔 이견이 없을 것같다. 영화는 이미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사이버 레카 이슈’와 이를 둘러싼 여러 문제들을 지극히 단순하고도 쉽게 접근한다. 장르적 쾌감으로만 즐기기엔 소재가 너무나 무겁고, 메시지를 집중하자니 얕고 지나치게 영화적이다. 다소 타켓이 어정쩡하기도 하다. 그만큼 현실이 무섭고 더 복잡하며 비극적인탓도 있다.
강하늘은 그럼에도 빛난다. 파격적이다. 그래서 또 한 번 반갑다. 오는 21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 92분. 손익분기점은 약 12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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