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경제·정국 상황에 무리한 추진…추후 재도전"
소호뱅크 "모든 단계 마무리 수순…주요 주주 차례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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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엽 김근욱 기자 = 제4인터넷전문은행을 추진해 온 더존비즈온의 '더존뱅크'와 렌딧이 주축이 된 '유뱅크'가 인가 신청을 일주일 앞두고 참여 의사를 전격 철회했다. 경제·정국 불확실성 해소 후 재추진하자는 쪽에 무게가 실린 것이다. 유력 후보들의 이탈로 사실상 '한국소호은행(KCD뱅크)' 독주 체제가 됐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더존뱅크·유뱅크 컨소시엄은 이날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더존비즈온(012510) 측은 "인뱅 예비인가 신청 준비 과정에서 기존 은행업의 경쟁을 고려한 전략, 재무, 법률, ICT 등 다각도의 컨설팅을 받고 사업계획에 대한 검토와 고민을 계속해 왔다"며 "경영진의 숙고 끝에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으며, 앞으로 더존비즈온의 강점을 살려 데이터 기반의 금융 플랫폼을 완성하고 고객에게 더 큰 가치와 혁신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뱅크 컨소시엄의 김성준 렌딧 대표는 "현재의 불안정한 경제와 정국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보다 안정적인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 신중하게 추진하는 것이 보다 좋겠다는 전략을 선택했다"며 "당국과 충분히 협의해 추후 재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더존뱅크 컨소시엄에는 신한은행이 참여를 검토 중이었는데 상태였는데, 결국 불발됐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중 신한은행은 유일하게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이 없다.
앞서 지난 2019년에도 신한은행은 토스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철회한 바 있는데, 더존뱅크 합류까지도 무산됐다. 사업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온 IBK기업은행의 유뱅크 참여가 불발됐다.
제4인뱅 불참의 표면적 배경에는 신규 사업 추진으로 단기적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는 점이 꼽힌다. 탄핵정국 등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3년 '은행 독과점' 발언 등 제4인 인뱅 출범 논의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탄핵 국면을 맞으며 정책 동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후보는 추후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제4인뱅 참여를 재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유뱅크 컨소시엄은 "불안정한 경제와 정국 상황을 고려해 전략적인 선택을 단행했다'며 "2025년 하반기 중 예비인가 신청을 다시 추진하기로 합의를 이룬 상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 2023년 7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 인가 신청이 있으면 상시로 검토하겠다는 기본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하반기 추가 인가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3월에 절차 진행 후 하반기에 추가로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3월 진행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유력 후보가 낙마하며 제4인뱅 예비인가 참여 컨소시엄의 윤곽도 잡혔다. 그간 공식적으로 참여 의사를 드러낸 컨소시엄은 6개(더존뱅크, 한국소호은행, 유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인데, 이 중 더존·유뱅크가 철회하며 4곳으로 압축됐다.
이 중 최종 후보로는 한국소호은행 한곳으로 좁혀질 전망이다. 신서진 한국신용데이터 소호은행TF 담당 상무는 "현재 모든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26일 인가 서류 접수 때까지 차례로 주요 주주를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심사기준 및 절차 관련 FAQ'를 배포하며, 자본금 및 자금조달 계획의 평가 기준으로 '기존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인가 이후 영업 과정에서 실제 자금소요에 따른 자본금 조달추이 등을 고려해 심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초기 자본금의 경우 카카오는 3000억 원, 케이뱅크 2500억 원, 토스뱅크 2500억 원 등이다. 1년 후 자본금은 각각 8000억 원, 3500억 원, 1조 3500억 원으로 늘었다.
현행법상 예비인가 신청을 위한 최저 자본금은 250억 원 수준이지만, 금융당국이 제4인뱅 대주주의 자금 조달 능력 등 자본금 배점(100점→150점)을 확대한 것을 감안하면 대주주 자금조달능력을 감안해 1조 원은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소호은행에는 우리·농협은행, 유진투자증권이 참가를 확정했다. 이외에도 하나·부산은행 등도 컨소시엄 참가를 검토 중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 '개수 제한'을 두지 않는다. 제4인뱅을 넘어 제5인뱅까지 함께 나올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요건을 미충족하면 단 한 곳의 인가도 내주지 않기로 했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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