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이겨내고 1시간 반 혈투
랭킹 2위 왕즈이에 2-1 역전승
올해 국제대회 4연속 우승 차지
서승재·김원호 남자 복식 정상
한국 금 2 동 1개 따내며 선전17일(한국 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전영오픈 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안세영이 중국의 왕즈이를 꺾고 우승한 뒤 시상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삼성생명)이 세계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을 제패해 세계 최강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7일(한국 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왕즈이(중국·2위)를 2-1(13-21 21-18 21-18)로 누르고 우승했다.
이번 대회 시작부터 32강전에서 가오팡제(중국·15위)를 만나 2-0으로 잡은 안세영은 16강에서 커스티 길모어(스코틀랜드·33위)를 2-1로 꺾었다. 8강에서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천위페이(중국·13위), 4강에서 일본의 간판 야마구치(3위)를 모두 2-0으로 격파했다. 안세영은 강력한 스매시를 구사한 16강전 상대 커스티 길모어에게 1게임을 내준 것을 제외하면 무결점 경기력으로 결승에 올라, 1시간 30분이 넘는 혈투 끝에 랭킹 2위 왕즈이마저 누르고 올해 들어 20연승을 이어간 것이다.
안세영은 갈수록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고 있다. 올해 들어 말레이시아오픈, 인도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를 차례로 제패한 안세영은 전영오픈에서도 2년 만에 시상대 맨 위에 서서 국제대회 4개 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특히 지난 1월에 열린 말레이시아오픈과 인도오픈에서 치른 10경기는 단 1게임도 내주지 않고 모두 이겼다.남자 복식에서 우승한 서승재와 김원호가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 조와 경기를 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안세영은 이날 이전보다 무뎌진 움직임으로 고전했다. 야마구치와의 이번 대회 4강전 2게임 도중 허벅지 통증을 호소한 뒤부터 우려되는 바였다. 지난해 말부터 테이핑 없이 나타나 고질적인 부상을 털어냈음을 알린 안세영은 갑작스러운 통증에 이날 모처럼 허벅지에 테이핑을 한 채로 경기에 임했다. 안세영은 부상 탓에 민첩성을 발휘하지 못한 데다 범실까지 이어져 왕즈이에게 13-21로 1게임을 내줬지만 2게임에서는 끈질긴 수비로 왕즈이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안세영은 무려 79차례나 이어진 랠리 끝에 7-6으로 앞서며 분위기를 바꾼 뒤 특유의 물샐틈없는 수비를 여러 차례 선보이면서 18-18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후 42회가 이어진 랠리를 스매시로 마무리해 19-18로 역전시킨 뒤 연속 득점으로 2게임을 가져왔다. ‘체력전’이 전개된 3게임에서는 안세영이 끝내 웃었다. 경기 내내 안세영의 질식 수비를 상대하면서 체력이 떨어진 왕즈이도 범실이 늘어났고, 막판까지 이어진 접전 승부에서 안세영의 집중력이 빛났다.
18-18로 팽팽했던 3게임 막판 체력이 떨어진 왕즈이가 3연속 범실을 저지르며 짜릿한 역전극이 완성됐다. 안세영은 “스스로를 믿고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계속했는데 이 경기에서 이겨서 너무 기쁘다. 왕즈이가 최선을 다해 뛰어 줘서 고맙고, 다음에도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해 보자”라고 말했다.
한편 남자 복식의 서승재와 김원호(이상 삼성생명)도 전영오픈 우승을 달성했다. 서승재와 김원호는 이날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남자 복식 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레오 롤리 카르나도-바가스 마울라나 조를 2-0(21-19 21-19)으로 제압했다.
안세영에 이어 서승재, 김원호도 우승 트로피를 들면서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혼합복식에 출전한 이종민(삼성생명)과 채유정(인천국제공항)은 최종 3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