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민경 기자]
비트박서 윙(WING)/사진=유튜브 채널 'BEATPELLA HOUSE'(비트펠라 하우스) 캡처
세계 비트박스 챔피언 윙(WING)이 20여년 만에 비트박스 전성기를 다시 열었다. 유튜브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고 아이돌 중심의 지상파 음악방송까지 진출하면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7일 오후 3시 기준 유튜브 채널 'BEATPELLA HOUSE'(비트펠라 하우스)에 게재된 윙의 자작곡 'DOPAMINE' 영상이 게재 한 달 만에 조회수 664만회를 돌파했다. 불과 하루 전인 16일 밤 10시 기준 조회수는 651만회였다. 하루 만에 13만회가 늘 정도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유명한 곡 커버도 아닌 단순 비트박스 영상으로 이 같은 조회수를 기록한 건 이례적이다.
인기에 힘입어 지난 15일 그는 MBC 음악 방송 '쇼! 음악중심'에 출연했다. 그의 인기를 보고 음악 방송 PD가 직접 출연 섭외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윙의 'DOPAMINE' 무대는 어떤 음향 효과도 없이 오직 목소리만으로 구성됐다. 비트박서로는 국내 처음으로 혼자 지상파 방송의 무대에 선 것. 그의 음악 방송 출연 영상은 방송 당일 MBCkpop 유튜브 채널에도 게재됐으며, 2일 만에 8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댓글은 9000개 이상이 달리는 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비트박서 윙(WING)/사진=윙 인스타그램 캡처
업계에서는 2010년대 들어 시들해진 비트박스의 인기를 윙이 다시 끌어올리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 비트박스는 2000년대 비트박서 후니훈이 광고에서 "비트박스를 잘하려면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북치기 박치기"라고 외친 이후 한동안 유행했다. 코미디언 정종철이 방송에서 비트박스로 지하철 효과음을 내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비트박스는 주류에서 점차 밀렸다. 화려한 힙합과 EDM 사운드의 부상으로 비트박스는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윙은 1997년생으로, 한창 비트박스가 유행했던 2000년대 초등 학창 시절을 보냈다. 시절 소강당에서 친구들과 함께 비트박스를 즐기던 그는 2013년 비트박스 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해 2014년 국내 1위 자리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8년 칠레에서 열린 'Vocal masters'(보컬 마스터스) 대회를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한 그는 그해 바로 미국의 'Beatbox Legends Championships 2018'(비트박스 레전드 챔피언십)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세계 정상에 올랐다. 군백기 이후 잠시 주춤했던 성적도 지난해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 비트박스 대회에서 1위를 하면서 다시 올라갔다.
비트박서 윙(WING)/사진=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더 블럭' 예고편 캡처
국내에서 윙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방송가에서도 그를 찾기 시작했다. 그는 오는 19일 방영 예정인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더 블럭'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날 방송 예고편에는 윙의 무대를 본 유재석이 "어떻게 사람의 입에서 저런 소리가 날까 궁금했다"며 놀라워하는 모습이 담겼다.
윙의 인기는 개인 성과를 넘어 비트박스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고 있다. '북치기 박치기' 수준의 인식에서 머물렀던 비트박스가 이제는 하나의 음악 장르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2000년대 후니훈이 국내 비트박스를 대중화했다면, 윙은 글로벌 무대에서 비트박스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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