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프 로고와 팀즈 로고. MS 홈페이지 캡처
'딥시크 쇼크' 여파가 이어지던 지난 2월 말,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 세계 IT 이용자들에게 추억의 이름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인터넷 기반 영상통화와 영상회의를 본격적으로 세계에 알렸던 '스카이프'의 서비스를 오는 5월 종료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요즘에는 해외와, 또는 해외에서 통화할 일이 있으면 모바일 데이터 기반의 보이스톡 등으로 비교적 요금 걱정 없이 연락을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MSN 메신저가 한창 쓰이던 2000년대에는 국내 전화에 대해서도 무제한 요금제란 게 없었고 001, 002 국제전화는 큰 맘 먹고 해야 했다. 피처폰들에 달린 무선인터넷 버튼 또한 대부분 사람들이 없는 셈 치고 쓰던 때다.
2003년 에스토니아에서 등장한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 '스카이프'는 컴퓨터에 인터넷만 연결돼있으면 무료로 국경을 넘어 연락을 나눌 수 있게 해주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지금 우리가 무료로 쓰는 보이스톡 등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의 원형을 제시하기도 한 셈이다.
'스카이프'는 이베이를 거쳐 2011년 85억달러에 MS의 품으로 들어갔다. 이후 윈도와 엑스박스 등 MS 생태계와의 통합 노력이 이어졌지만, 기존 사업·서비스와 딱히 뚜렷한 시너지를 내지는 못했다. 이후 스마트폰 확산과 소셜미디어 득세가 이뤄지는 사이 '스카이프'는 보안성 논란과 통화 품질 및 편의성 문제 등을 겪으면서 이렇다 할 발전 없이 점차 경쟁자들에 자리를 내줬다.
이미 국내에선 대성스카이프가 지난해 말 서비스를 종료했고, 이제 글로벌 서비스 종료를 앞둔 상태다. '구글링'처럼 한때 '스카이핑'이란 말도 통용됐던 글로벌 서비스의 말로 치고는 꽤 쓸쓸하다.
MS가 '스카이프'의 데이터를 이어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MS 팀즈'부터 '줌', '구글 미트', '슬랙' 등 여러 협업도구들도 최근 생성형AI 기반으로 서비스 혁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급증한 수요를 등에 업고 각자 성장을 이뤘지만, 이들 서비스가 예전 같지 않은 여건에서 AI로 차별화를 이루면서 다시 한 번 도약할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이런 협업도구 시장뿐 아니라 전체 IT 서비스에 걸쳐 '스카이프'가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초기 혁신에 안주하지 말고 지속적인 개선이 사용자 관점에서 이뤄져야 하며, IT 패러다임 변화에는 민첩하게 유연하게 대응해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스카이프'도 모바일 전환과 클라우드 전환을 제때 이루지 못하면서 발목을 잡혔다. 클라우드 등 디지털전환(DX)을 넘어 AI전환(AX)이 화두로 떠오른 요즘 우리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안긴다.
제프 티퍼 MS 협업앱·플랫폼 사장은 "우리는 지난 7∼8년간 팀즈를 발전시키면서 스카이프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스카이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모바일과 클라우드로의 변화가 커뮤니케이션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