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지분 투자한 '호각'과 올 상반기 AI 스포츠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인다. /사진=KT스카이라이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공습으로 가입자 성장이 정체한 유료방송 3사가 신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는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사업목적 추가 안건을 상정했다. AI(인공지능) 스포츠 사업을 위해 △영상물 중계·전송·제공 서비스업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정보통신업 및 관련 장비의 판매·임대·용역서비스 제공업을 추가한다. 지난해 HCN과 지분 34.3%를 투자한 '호각'의 AI 기반 아마추어 스포츠 중계를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잇단 가입자 감소로 실적이 하락 곡선을 그리자 AI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찾는다. 지난해 KT스카이라이프는 매출 1조229억원, 영업손실 1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무형자산 상각비 반영 여파가 컸지만, 전체 방송 가입자가 4% 줄어든 점은 우려 요인이다.
호각은 AI 기반 무인 카메라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다양한 아마추어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는 OTT 플랫폼을 운영한다. 경기장에 배치된 AI 카메라가 선수들의 움직임을 추적해 영상을 촬영하고 실시간 편집하는 방식으로, 기존 대비 제작비를 90%까지 절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유소년축구, 도민체전 등 방송중계 사각지대에 있던 아마추어 스포츠 시장을 공략한다.
KT스카이라이프는 안정적인 스포츠 중계를 위해 자사 네트워크 인프라를 연계하고 △호각 유료 구독 △지자체·민간체육시설 AI 카메라 솔루션 구축 △경기 중계 제작 등으로 수익을 낸다는 목표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상반기 AI 스포츠 카메라와 스카이인터넷 결합상품을 출시하고 아마추어 스포츠 중계시장에 진출해 신성장동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SKB, AI DC로 유일성장…LG헬로 케이블TV 지역강점 살려
━
AI 인프라 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SK브로드밴드는 유료방송 3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영업이익이 14% 증가했다. 유료방송 가입자가 전년 대비 0.6%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데이터센터 등 B2B(기업간 거래) 사업이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부터 가산 AI DC(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바탕으로 SK텔레콤과 AI 인프라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만큼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72% 감소한 LG헬로비전도 렌털 및 지역기반사업 등 신사업에서 기회를 찾는다. 지난해 방송 매출은 전년 대비 4.5% 감소한 반면 렌털은 7%, 지역기반사업은 19% 증가했다. 가입자 대상 렌털 상품으로 고객을 록인(Lock in) 하는 동시에, 지역 기반인 케이블TV 강점을 살려 우수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제철장터', 원도심 관광지 '뮤지엄엘' 등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OTT가 유료방송을 대체하면서 경영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진다"며 "업계 전체가 유료방송 성장 둔화를 상쇄할 만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