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여 명의 러너들이 16일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으로 골인한 2025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에서 힘차게 스타트하고 있다. 양회성 동아일보 기자 yohan@donga.com
서울시와 대한육상연맹, 동아일보, 스포츠동아가 공동 주최하는 글로벌 명품 마라톤대회인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이 16일 성황리에 펼쳐졌다.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동대문을 지나 청계천과 한강을 따라 달린 뒤 잠실종합운동장으로 골인하는 서울마라톤은 5년 연속 세계육상연맹(WA)이 공인하는 최고 등급 ‘플래티넘 라벨’을 획득한 국내 유일의 마라톤대회이자, 아시아 최초 세계육상문화유산(헤리티지 플라크)에 등재된 대회다. 보스턴, 베를린, 아테네마라톤 등과 함께 세계 최고의 대회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1931년 출범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로드 레이스 중 하나인 서울마라톤은 한국기록의 산실이기도 하다. 그간 배출된 우리나라 마라톤 최고기록 28개 중 10개가 여기서 나왔다.
올해 대회에는 전 세계 66개국에서 4만여 명이 참가해 풀코스(42.195㎞) 엘리트 부문과 마스터스(일반부) 풀코스 및 10㎞에서 기량을 겨뤘다. 특히 엘리트 부문에는 전통의 마라톤 강국인 에티오피아와 케냐를 비롯한 9개국의 170여명이 출전해 서울 도심을 질주했다.
새벽부터 내린 비가 최근의 따스한 봄기운을 가시게 했지만, 마라토너들의 질주 본능을 가로막진 못했다. 남녀노소,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들뜨고 상기된 표정으로 ‘서울의 봄’을 만끽했다.
참가 신청부터 열기가 대단했다. 지난해 6월 18일 온라인 채널로 이뤄진 참가 접수 결과 풀코스와 10㎞ 코스가 각각 16분, 45분 만에 조기 마감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마스터스 부문에선 지난해보다 2000여명이 많은 역대 최대 규모인 4만여 명이 참가했다.
특히 MZ세대와 여성 참가자가 크게 증가했다. 10년 전인 2015년에는 풀코스에 도전한 30대 참가자가 전체 12.8%에 불과했는데, 올해는 36.6%에 달했다. 여성 러너들도 급증했다. 같은 기간 여성 참가자는 10.7%에서 18.4%로 증가했고, 10㎞ 코스는 41.4%에 달했다. 외국인 참가자들도 매우 많았다. 중국(856명), 홍콩(553명), 일본(468명), 대만(424명) 등 각국의 3766명이 대회 참가를 신청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서울마라톤을 함께 했다. 이른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축사로 참가자들을 응원한 뒤 직접 도심을 달린 오 시장은 “러너스테이션(여의나루역), 핏스테이션(뚝섬역)을 비롯해 서울시민 192만여 명이 이용하는 손목닥터 9988까지 시민들이 더 많이 달리고 걸을 수 있는 서울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일상 속에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여러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