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이어 자동차 경주 대회까지
티빙 제친 쿠플…"가성비 매력적"
토종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들이 스포츠 중계권을 앞세워 입지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국내 프로야구 단독 중계로 가입자를 대거 불린 티빙을 최근 쿠팡플레이가 중계 종목을 넓히며 앞지르는 등 경쟁 또한 격화하고 있다.
16일 OTT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오는 22일 개막하는 '2025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중계를 시작한다. 정규 시즌 전체 경기를 티빙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시청할 수 있다. 지난 14일에는 2군 리그인 '퓨처스리그' 개막전 중계 스타트도 끊었다. 전체 650여 경기 중 가운데 약 120개를 티빙 앱으로 내보낸다.
야구 생중계는 지난해 티빙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다. KBO 리그 중계 이전 500만명대에 그쳤던 월간 이용자수(MAU)는 한국시리즈가 진행된 지난해 10월 역대 최고치인 809만명으로 치솟았다. 덕분에 티빙의 지난해 매출은 4353억원으로 전년보다 33.4% 늘었다.
프로야구 시즌이 막을 내리면서 MAU는 11월 730만명, 12월 725만명, 올해 1월 734만명, 2월 679만명으로 감소세이지만, 이는 중계권 확보 이전보다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KBO 리그가 티빙 가입자 유인에 중요한 역할을 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올해 시즌을 앞두고 티빙은 중계 서비스 개선에 사활을 걸었다. 먼저 지난해 호응을 받은 '티빙 슈퍼매치'를 1주일에 2회로 늘려 매주 화·금요일에 선보인다. 슈퍼매치는 다양한 각도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특수 카메라와 정교한 그래픽을 활용한 중계 서비스다. 경기나 선수별로 콘텐츠를 검색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한다. 또한 생중계 이후 다시보기, 하이라이트 주문형 비디오(VOD), 인터뷰 영상 등을 제공해 KBO 팬심 잡기에 나선다.
쿠팡플레이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올해 75주년을 맞이한 포뮬러 원(F1) 월드 챔피언십의 전 그랑프리 중계를 지난 14일 시작했다. 앞서 지난해에도 F1 중계에 나섰던 쿠팡플레이는 올해 현장 생중계와 리포팅을 늘린다. 올해 F1 시즌은 전세계 22개국 24개 도시를 돌며 열리는데 이 중 5곳을 방문해 현장감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특히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경기 중계 종목을 전방위로 확대하며 세를 불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2024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독점 중계한 바 있다. 같은 해 6월에는 한국과 중국의 월드컵 예선 경기를 내보내기도 했다. 중계 이력을 살펴보면 축구뿐만 아니라 골프, 테니스, 배구, 격투기 등 다양한 종목을 서비스해왔다.
이런 움직임에 이들 토종 OTT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OTT MAU는 넷플릭스가 1345만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건 2위 자리를 티빙(679만명)이 쿠팡플레이(684만명)에 내어 준 부분이다. 쿠팡플레이가 티빙을 제친 건 11개월 만이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스포츠 중계 경쟁이 업계 전반에서 더욱 거세지고 있어서다. 토종 OTT에 이어 최근에는 넷플릭스가 미국 프로레슬링(WWE)의 인기 프로그램 '로(RAW)'를 독점 중계하기 시작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NBC유니버설은 앞으로 11년간 미국프로농구(NBA)를 중계한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중계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비해 비용은 적게 들지만 이용자 유인 효과는 뛰어나기 때문에 토종 OTT에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수연 (papyru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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