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에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거머쥔 이승훈. / 연합뉴스
한국 빙속 레전드 이승훈(37·알펜시아)이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따내며 내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이승훈은 16일(한국 시각) 노르웨이 하마르에서 열린 2025 ISU(국제빙상연맹)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7분59초52의 기록으로 두 번째로 결승선을 끊었다.
그는 스프린트 포인트 40점을 얻어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조반니니(7분56초47·스프린트 포인트 60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400m 트랙을 16바퀴(총 6400m) 도는 매스스타트는 4·8·12바퀴째에선 1~3위에게 각각 5·3·1점을 주고, 최종 순위 1~3위에게 각각 60·40·20점을 부여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수가 정상에 오른다.
이승훈은 이번에도 레이스 막판 승부수를 띄웠다. 레이스 초반 후미에서 체력을 비축한 이승훈은 결승선을 한 바퀴 남기고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가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선두 자리까지 꿰찼지만, 직선 주로에서 조반니니에게 추월을 허용했다.
이승훈이 ISU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2016년 2월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매스스타트 금메달 이후 약 9년 만이다.
2010 밴쿠버 올림픽부터 2022 베이징 올림픽까지 금 2·은 3·동 1개를 따내며 한국 빙속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이승훈은 베이징 올림픽 이후엔 부진을 거듭하며 은퇴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후배들과 팀 추월 은메달을 합작하더니 지난달엔 ISU 월드컵 5차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올 시즌을 기분 좋게 마무리한 이승훈은 내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을 바라본다. 30대 후반의 나이지만, 올 시즌 보여준 기량을 감안하면 충분히 메달을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