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T 도하 대회에 참가한 신유빈의 경기 장면 한국 탁구가 세계 최강 중국의 벽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충칭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메이저 대회 '챔피언스 충칭 2025'에 출전한 한국 선수 8명 모두가 8강 진출에 실패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번 대회는 국가대표팀이 아닌 세계랭킹에 따른 개인 자격 출전이었지만, 5월 도하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해 세계 탁구의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대회였다. 남녀 세계랭킹 1위 린스둥과 쑨잉사를 비롯한 중국 강호들이 대거 참가했다.
한국 선수들 중 장우진, 조대성, 주천희는 단식 32강에서 탈락했고, 16강에 진출한 신유빈, 서효원, 김나영, 안재현, 이상수도 모두 패배했다. 특히 세계 10위 신유빈은 세계 4위 천싱퉁(중국)에게 0-3으로 패했는데, 3게임에서는 1-11이라는 충격적인 점수 차이를 보였다. 신유빈은 올해 중국 선수와의 맞대결에서 3전 전패를 기록 중이다.
비록 패배했지만 가장 인상적인 경기는 세계 21위 안재현이 세계 최강자 린스둥을 상대로 풀게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3으로 아깝게 진 경기였다.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복식 금메달을 합작한 현정화(중앙 왼쪽)와 양영자.한국 탁구는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 유남규와 현정화 시대에 전성기를 누렸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남북 단일팀으로 중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이들의 은퇴 이후 한국 탁구는 하강세를 보였으며, 남자팀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이후 단체전에서 한 번도 중국을 꺾지 못했다.
반면 중국은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판전둥과 천멍의 은퇴 후에도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루며 여전히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은 이상수가 국가대표를 반납했고 서효원도 올해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은퇴를 앞두고 있어 새로운 선수들이 그 자리를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신유빈의 복식 파트너였던 전지희의 은퇴로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4월 14일부터 20일까지 마카오에서 열릴 남녀 월드컵은 세계선수권 전초전으로서 한국 탁구가 중국의 벽을 어떻게 넘어설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