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대행 재의요구권 행사…강경파 "즉각 탄핵안 내야" 격앙
지도부 "탄핵 결정 않고 지켜볼 것"…"대권주자 꿈꾸나" 비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와 김민석(왼쪽), 전현희 최고위원이 14일 서울 광화문 앞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피켓을 들고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2025.3.1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임세원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명태균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탄핵을 거론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지도부는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데다 줄 탄핵에 대한 비판 여론도 무시할 수 없어 강경 대응에 주저하는 모습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컨벤션에서 열린 '제14기 국민추천포상 수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14/뉴스1
최 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 명태균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최 권한대행은 "법적 쟁점, 필요성 등을 국무위원들과 함께 심도 있게 검토했으며, 숙고를 거듭한 끝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최 대행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김건희 특검법'과 두 차례 '내란특검법'에 이어 네 번째다.
최 대행의 명태균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탄핵을 주장하는 당내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장인 서영교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최 대행 탄핵 문제와 관련해 "당내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며 "조사단 단장으로서 즉각 탄핵소추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도부에) 탄핵을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단 소속 전용기 의원도 "최 대행의 탄핵 사유는 차고 넘친다"라며 "목요일(3월20일)에 (탄핵소추안을) 올릴 수 있는지 지도부와 상의해야 한다. 당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의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3.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당내에서 강경론이 나오고 있지만 지도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다음주 중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금은 파면에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최 대행에 대한 탄핵을 강행할 경우 줄 탄핵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헌재는 전날(13일)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을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한 바 있다.
조승래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 대행에 대한 탄핵 추진 여부에 대해 "이러저러한 논의가 있었지만 탄핵안을 발의하거나, 발의하기 위해 (대응 수위를) 한 발 더 나아갈지는 결정하지 않았다"며 "이 국면이 정리되면 최 대행과 심우정 검찰총장은 그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상 의원총회에서도 이같은 지도부의 의중이 공유됐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 대행 탄핵을 논의했냐'는 질문에 "전혀 나오지 않았다"며 "며칠은 (상황을) 지켜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섣부른 탄핵 카드가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강경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원내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 일정이 안 나온 상태에서 (탄핵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탄핵 일정 지연의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도부가 조심하고 있다"며 "본회의가 예정돼 있지 않은 기간에 굳이 탄핵에 대한 논의를 벌이고 입장을 낼 필요가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한편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최 대행을 향해 "명태균특검법은 내란의 원인이 된 명태균 게이트를 수사하는 법인데 이를 거부한 건 명시적으로 최 부총리 자신이 내란 공범임을 인정한 것"이라며 "극우세력의 지지를 얻어 대권주자로 나서는 헛된 꿈을 꾸고 있는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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