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길게는 향후 12년간 세계 스포츠계를 이끌어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10대 위원장이 다음 주 그리스에서 선출된다.

IOC는 17~21일 그리스 코스타 나바리노에서 열리는 제144차 총회 중 새 위원장을 뽑는 선거를 20일(현지시간)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토마스 바흐(독일) 제9대 위원장이 선출된 2013년 9월 이후 12년 만에 열리는 선거다.

'세계 스포츠계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IOC 위원장은 올림픽 운동을 주도하며 전 세계 스포츠를 통괄하는 중요한 위치다. 임기는 8년이며, 한 차례 4년 연장이 가능하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IOC의 개혁을 이끌어 온 바흐 위원장은 임기 연장을 위한 올림픽 헌장 개정 요청을 주변 위원들로부터 받아왔으나, 고심 끝에 규정을 바꾸지 않고 올해 6월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차기 위원장은 2033년까지 IOC를 이끌게 되며, 이 기간 4번의 동·하계 올림픽을 관장하게 된다. 우리나라 전북이 유치를 준비 중인 2036 하계 올림픽 개최지 결정도 새 위원장 체제에서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는 12년 전 6명보다 한 명 더 많은 7명이 도전장을 내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배스천 코(68·영국) 세계육상연맹 회장, 커스티 코번트리(41·짐바브웨) IOC 집행위원,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주니어(65·스페인) IOC 부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다비드 라파르티앙(51·프랑스) 국제사이클연맹 회장, 요한 엘리아쉬(63·스웨덴)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 회장, 파이잘 알 후세인(61) 요르단 왕자, 와타나베 모리나리(66·일본) 국제체조연맹 회장도 경쟁에 참여한다.

각 후보들은 뚜렷한 특징을 갖고 있다. 코 회장은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육상 스타 출신이지만, IOC 위원 정년(70세)을 2년 앞두고 있어 임기 문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코번트리 위원은 유일한 여성 후보이자 아프리카 출신으로, 역대 IOC 위원장이 모두 남성이었고 대부분 유럽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인물이다.

사마란치 부위원장은 21년간 IOC를 이끌었던 사마란치 전 위원장의 아들로, 최초의 부자(父子) 위원장 탄생 가능성이 있다. 와타나베 회장과 후세인 왕자는 각각 아시아와 중동 출신 첫 위원장을 노리고 있다.

IOC 위원장 선거는 위원들의 비밀 투표로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계속한다. 바흐 위원장은 12년 전 2차 투표에서 93표 중 49표를 얻어 당선된 바 있다.

2013년 9월 제9대 위원장 선거 당시 토마스 바흐 후보의 당선 알리는 자크 로게 위원장. 사진[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