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트로트계의 전설 故 송대관(향년 79세) 이 영면에 들었다. 영결식에서 후배 가수들과 동료들이 눈물로 떠나보낸 가운데, 그가 남긴 음악적 유산과 굴곡진 인생사가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송대관은 한때 무명 생활을 전전하던 가수 였다. 그러나 1975년 ‘해뜰날’이 기적 같은 대성공을 거두며 첫 전성기를 맞았다. 이 노래는 한국인의 희망과 꿈을 노래하며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고, 그는 당시 가요계를 휩쓸며 가수왕까지 차지했다.
그의 대표곡 해뜰날 은 단순한 히트곡을 넘어 시대적 상징이 되었다. 심지어 박정희 전 대통령이 라디오에서 이 곡을 듣고 “그래, 노래는 이렇게 신이 나야지!” 라며 흥겨워했다는 일화까지 전해진다.
한국 트로트계의 전설 故 송대관(향년 79세) 이 영면에 들었다. 사진=천정환 기자
美 빌보드 히트곡 ‘표절 의혹’… 송대관 측, 문제 제기했지만?
놀랍게도 해뜰날 은 6년 뒤 미국에서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한 곡과 유사성 논란이 있었다.
1981년, 미국 가수 J. 가일스 밴드의 ‘Centerfold’가 빌보드 차트에서 6주 연속 1위를 차지했는데, 이 곡이 ‘해뜰날’과 흡사하다는 표절 의혹이 제기되었다. 당시 송대관 측이 항의했지만, J. 가일스 밴드 측은 이를 무시했다는 후문이다.
비록 표절 논란은 묻혔지만, 이는 ‘해뜰날’이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흡입력 있는 곡이었다는 방증 이기도 하다.
돌연 미국행, 그리고 ‘혼자랍니다’로 화려한 재기
한국 트로트계의 전설 故 송대관(향년 79세) 이 영면에 들었다. 사진=연합뉴스
전성기를 누리던 송대관은 1980년 돌연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며 가요계를 떠났다. 그러다 1989년 ‘혼자랍니다’로 극적인 재기에 성공 하며 가요계로 돌아왔다.
그 후에도 정 때문에, 차표 한 장, 고향이 남쪽이랬지 등 히트곡을 쏟아내며 트로트 4대 천왕(송대관, 태진아, 설운도, 현철)으로 자리매김했다.
재미있는 점은 이 네 사람이 각각 전라도(송대관), 경상도(설운도·현철), 충청도(태진아)를 대표하는 트로트 가수 로 불렸다는 것. 또한, 트로트 4대 천왕 중에서 유일하게 본명을 사용한 가수 라는 점도 특별하다.
“우리 후배들이 오래 기억할 것” 동료 가수들의 애도
한국 트로트계의 전설 故 송대관(향년 79세) 이 영면에 들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열린 영결식에서 태진아, 설운도, 하춘화, 현숙 등 동료 가수들은 그의 빈자리를 슬퍼했다.
태진아 는 “형님은 항상 저에게 멘토였다. ‘형 가는 길만 따라오면 된다’고 하셨다. 그런데 형님이 하늘나라로 가시면 제가 방송하는 재미가 없을 것 같다” 며 오열했다.
설운도 역시 “가수는 결국 무대에서 시작해 무대에서 생을 마감한다. 형님은 무대를 사랑했고, 마지막 순간까지 노래를 놓지 않으셨다” 고 애도했다.
그날 영결식에서 후배 가수들은 ‘해뜰날’을 조가로 부르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생전 송대관이 아꼈던 후배 김수찬 은 고인의 성대모사를 하며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자아냈다.
故 송대관, 이제 ‘해뜰날’과 함께 영원히 기억될 이름
그의 음악은 단순한 가요가 아니라 한국 트로트의 역사 그 자체였다.
송대관은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추모관에서 영면에 들었다. 하지만 그의 노래와 무대는 여전히 남아, 세대를 넘어 대중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울려 퍼질 것이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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