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캡처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캡처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캡처
[뉴스엔 서유나 기자]
코미디언 이경규가 직접 작성한 예능 출연 정지 블랙리스트를 발표했다.
2월 9일 방송된 KBS 2TV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당나귀 귀') 292회에서는 박명수와 신기루가 2025년 예능 판도를 읽고 혜안을 얻고자 예능 대부 이경규를 찾아갔다.
이날 이경규의 영화사 사무실에 찾아간 박명수는 "한국 예능계의 살아있는 전설로서 2025년 예능 판도를 읽고 앞서나가야 대상을 받을 수 있지 않겠냐"며 분석과 예측을 부탁했다.
박명수는 이렇게까지 걱정하는 이유에 대해 본업이 가수인 이찬원이 대상을 받은 '2024 KBS 연예대상'을 언급했다. 박명수는 이뿐만 아니라 2023년 MBC 연예대상에서는 웹툰 작가인 기안84가, 2017년 SBS 연예대상에서는 '미우새' 어머님들이 대상을 수상했다며 수상 자체엔 문제가 없지만 개그맨들의 입지가 줄어들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경규는 "개그맨 출신의 예능인들은 사실 설 자리가 별로 없다. 이건 심각한 문제. 웃음을 공부했던 사람들이 다 사라져버렸다. 거기서부터 우리는 무너진 것"이라고 공감했다. 최근 예능에서는 셰프, 가수, 배우, 스포츠인, 공무원, 기업인, PD, 댄서 등 다양한 직군의 활약상이 늘어났다.
이경규는 "이 친구들 중에서도 특히 더 위험군이 있다. 위험군들을 박멸해야 한다"며 개그맨을 위협하는 직군 1위로 셰프를 꼽았다. "최고 골칫덩어리"라고. 하지만 셰프들은 아군으로 나눌지 적군으로 나눌지에 대해선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경규는 박명수가 백종원을 예시로 들자 "백종원 씨는 요리사가 아니라 비즈니스맨이다. 백종원은 내 후배다. 프랜차이즈 업게는 내가 먼저다. 자빠지면 김밥집이었다. 지금 40대들은 내가 만든 김밥을 먹고 자라난 어린이들"이라고 불쑥 주장했다.
이어 이경규는 백종원은 안고 갈 수 없다며 "내 프로그램을 뺏어 가는데? '흑백요리사' 등 많은 프로를 해왔다. 더이상 이를 그냥 눈뜨고 지켜볼 수 없다"며 셰프는 아군이지만 백종원은 적군이라고 주장했다.
이경규는 즉석에서 칠판에 백종원의 이름을 적으며 블랙리스트 작성을 시작했다. "전쟁을 선포한 거다. 참을 수 없으니 이제 막가자는 것"이라고 열변을 토한 이경규는 다만 백종원과의 2MC 섭외가 들어오면 안 할 거냐는 질문에 "한번 들어왔었는데 안 했다. 지금은 하자고 하면 해야죠"라고 답하며 멋쩍게 웃었다.
이경규가 두 번째로 언급한 직군은 PD였다. "PD가 왜 MC를 봐?"라며 못마땅해한 이경규는 스타 PD로 김영희 PD, 김태호 PD 등이 있지만 "문제는 나영석"이라고 말했다. 박명수는 "'백상' (남자예능인상)을 이경규가 타야 하는데 나영석이 받았다. 어떻게 생각하냐"고 이간질했다.
이에 이경규는 "PD만 하라 이거다. (예능)하면 안 된다. 연출하고 편집할 시간도 없는데 어찌하여 편집은 다른 사람 시키고 자기는 출연만 하느냐 이거다. 나영석은 즉시 '백상'을 반납하라! 제2의 나영석이 나오지 않도록 PD들은 방송 출연 자제하라!"라고 주장했다.
이경규는 무엇보다 "스포츠인이 최고로 문제"라며 "은퇴만 하면 예능으로 온다"고 토로했다. 이경규는 서장훈, 안정환이 하는 프로그램만 10개가 넘는다며 "얘들이 다 뺏어갔다고 보면 된다. 재미는 있는데 코치나 감독은 왜 안 하냐. 안정환 선수도 축구 감독을 하는데 왜 오락 프로에서 하냐는 거다"고 핏대를 세워가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경규는 오직 자신의 사위인 축구선수 김영찬의 방송 출연만을 허락하며 안정환을 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아나운서도 적군으로 판별됐다. 이경규는 "최고 문제다. 우리 세계를 다 말아 먹었다"며 대표적 문제아로 전현무, 김성주, 장성규, 김대호를 꼽았다. "얘네들이 프로그램을 40개나 해 처 먹고 있다"고 거침없이 소리친 이경규는 하지만 곧 전현무 이름을 뺐다. 본인 채널에 출연했기 때문이라고. 이경규는 사심을 가득 담아 전현무는 살려주기로 했다.
가수는 확실하게 아군이었으나 배우는 애매했다. 요즘 작품이 없어 예능으로 많이 넘어오는 상황이었다. '삼시세끼', '서진이네' 등이 예시로 들어지자 전현무는 "다 나영석 PD 프로네"라며 공감했다. 이경규는 배우는 인정하되 항상 경계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서진, 정유미 등 주요 배우는 블랙리스트에 리스트 업했다. 이때 이경규는 윤여정의 이름도 포함하려 했지만 박명수가 "윤여정 선배님 아카데미상 받았는데 괜찮냐"고 묻자 빠르게 지워 웃음을 안겼다.
이경규는 이번에 작성한 블랙리스트는 출연 정지 명단이라며 "실명을 공개함으로써 파란을 일으키고 싶다"고 당차게 주장했다. 이경규는 "우리가 얘기했는데도 불구하고 방송에 출연하면 가택 연금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일명 '이경규의 살생부'에는 나영석, 김태호, 안정환, 백종원, 주우재, 이현이, 이서진, 정유미, 김성주, 장성규, 김대호 총 11명이 포함됐다. 이경규는 블랙리스트에서 제외되고 싶다면 자신의 개인 채널에 출연하라는 말을 남겼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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