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할머니→20대로 변한 오두리 役으로 열연
"모든 분들에게 '봄날은 온다'고 말해주고 싶어"
배우 정지소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KBS2 수목드라마 '수상한 그녀'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티엔엔터테인먼트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정지소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새로운 전환점을 찍었다. 동명의 원작과 비교될 수 있는 부담감 안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그는 '수상한 그녀'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정지소가 그려나갈 따뜻한 봄날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지소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KBS2 수목드라마 '수상한 그녀'(극본 허승민, 연출 박용순)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극 중 오두리 역을 맡은 정지소는 "처음으로 되게 중요한 역할을 맡았는데 잘 마무리된 것 같아 뿌듯하면서도 시원섭섭하다. 아쉽기도 하지만 많이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상한 그녀'는 할머니 오말순(김해숙 분)이 하루아침에 스무 살 오두리(정지소 분)로 변하게 된 뒤 다시 한번 빛나는 전성기를 즐기는 로맨스 음악 성장 드라마다. 총 12부작으로 지난달 23일 막을 내렸다.
작품은 2014년 개봉해 866만 관객을 동원한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당시 배우 나문희 심은경 등이 출연해 가족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그려냈고 큰 사랑을 받았다.
이렇듯 많은 관심을 모은 작품의 주인공으로 출연하게 된 만큼 정지소의 어깨도 매우 무거웠다. 그는 "영화에서 심은경 선배님이 맡으신 역할을 제가 드라마에서 연기했다. 평소에도 너무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배님이라서 그분과 비교가 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면서도 너무 감사하다"며 "영화와 드라마를 다른 매력으로 봐주시길 바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주로 제 작품은 젊은 분들이 많이 봐주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수상한 그녀'는 부모님 세대 분들이 정말 좋아해 주셨어요. 옛날 노래도 많이 나오고 하다 보니까 다들 알아봐 주시고 '노래 잘 살렸더라' '정말 좋았다' 이렇게 칭찬해 주셨는데 정말 감사하죠."
정지소가 '수상한 그녀'에서 하루아침에 20대의 모습으로 변한 오말순, 오두리 역을 연기했다. /스튜디오브이플러스
정지소는 극 중 70대 할머니 오말순의 감성을 지닌 20대 오두리 역을 맡았다. 가족들과 싸운 뒤 집에서 나온 오말순은 의문의 택시에 올라 사진관에 들렀고 그곳에서 사진을 찍은 뒤 20대 오두리의 얼굴로 바뀐다. 그는 자신의 얼굴과 너무나 똑같은 유니스 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 에밀리(정지소 분)로 오해를 받은 뒤 소속사에 입성하고 가수의 꿈을 키운다.
얼굴은 20대 시절 젊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내면은 70대 할머니다. 정지소는 이런 다양한 매력을 가진 오두리 역을 연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말순이 굉장히 밝고 명랑한데 저는 그렇지 않다 보니까 너무 어려운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 캐릭터에 대한 애정은 있었지만 확신이 들지 않았죠. 근데 김해숙 선배님이 더 저를 내려놓고 이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게 정말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조언도 진짜 많이 해주셔서 의지하면서 접근했던 것 같아요."
정지소는 맛깔나는 충청도 사투리를 막힘없이 구사하는가 하면 아이돌 연습 생활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오두리의 뻣뻣한 몸짓도 우스꽝스럽게 표현해 극에 재미를 더했다. 트레이너와 주변 사람들의 놀림과 비난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연습하는 모습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사투리는 유튜브를 보고 준비했는데 생각보다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웃음) 같은 충청도여도 다른 사투리를 사용하는데 유튜브에 그분들의 모습이 다 있다 보니까 도움이 정말 많이 됐어요. 중간에 선생님에게 코칭을 받을 때도 있긴 했는데 나중에는 그 사투리가 제 입에 익어서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 같아요."
"춤은 연습할 때 너무 힘들었어요. 드라마 촬영하면서 댄스 연습도 해야 했거든요. 제가 평상시에 드라마 촬영할 때 소화가 잘 안돼서 밥을 잘 안 먹어요. 근데 이 상태에서 댄스 연습까지 해야 했다 보니까 체력이 많이 부족했어요. 춤은 2주에서 한 달 정도 연습했고 노래는 준비할 시간이 없어서 일주일 정도 시간을 갖고 바로 녹음했어요."
정지소는 "'수상한 그녀'가 큰 배움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회상했다. /스튜디오브이플러스
빠듯한 준비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지소는 뛰어난 가창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그룹 MSG 워너비로 활동을 했을뿐더러 최근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을 통해 탄탄한 발성과 안정적인 가창력을 선보였다. 정지소는 "노래가 너무 좋다"며 웃었다.
"노래하는 걸 좋아하기는 하는데 앨범을 낼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노래는 연기할 때 쓸 수 있는 제 장점이기도 하니까 이런 작품이 있을 때 저를 불러주시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정말 감사하죠. 노래는 감정을 호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이 있는 장르인 것 같아요."
원작 '수상한 그녀'는 오두리가 자신의 손자인 반지하를 살리기 위해 70대로 돌아가는 선택을 하지만 드라마는 원작과 달리 70대의 삶을 내려놓고 20대 청춘을 선택한다. 그리고 사라졌던 오두리는 얼마 뒤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며 막을 내린다. 정지소는 이러한 결말에 대해 "영화랑은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딸에게 짐이 되기 싫었던 엄마의 마음, 손녀까지 배려한 말순의 따뜻한 선택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열린 결말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에 나오는 두리가 진짜 두리일 수도 있지만 두리와 닮은 사람일 수도 있죠. 소멸을 해서 환생한 걸 수도 있어요.(웃음) 만약 그게 진짜 두리라면 새로운 삶을 잘 살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게 못다 피운 꽃을 화려하게 피워내는 데 성공한 오두리. 정지소는 오두리가 했던 대사 중 "누구에게나 봄날은 온다"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밝혔다. 이에 정지소의 봄날은 언제냐고 묻자 "아직은 항상 봄날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봄날은 온다는 말이 젊은 세대에만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저는 저희 어머니 아버지 세대에도 봄날은 온다고 항상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그거를 저희 드라마에서 멋있게 해주니까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수상한 그녀'는 저에게 큰 배움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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