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연애 [티빙 방송 화면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CJ ENM 주가가 ‘52주 신저가’ 수준을 향해 끝없는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제작비 500억원을 들여 만든 대작 ‘별들에게 물어봐’가 흥행에 참패하면서 발생한 투자자의 실망감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전 시즌에서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거머쥐었던 ‘환승연애’ 새 시즌이 출격하며 CJ ENM이 주가 하락세를 멈춰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설날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이던 지난 24일 종가 기준 CJ ENM 주가는 전날 대비 0.57%(300원) 오른 5만2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CJ ENM 주가는 지난해 5월 27일 기록한 ‘52주 신고가’ 9만4900원을 기점으로 지난 13일에는 장중 5만1400원까지 내려 앉으면서 ‘52주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가가 조금 더 하락세를 탈 경우 지난 2023년 10월 20일 장중 5만원 선이 붕괴하며 터치했던 4만9500원 수준까지도 멀게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다. 이 지점마저 지나쳐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 지난 2009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 수준의 주가를 기록하게 될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CJ ENM 주가는 최근 1개월(24일 종가 기준) 동안 무려 10.79%나 하락했다.
이 이유에 대해 증권가에선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혔던 tvN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가 극도의 부진에 빠진 점을 꼽는다.
tvN ‘별들에게 물어봐’ 방송 화면 캡처.
지난 4일 첫 공개된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는 제작비로 500억원이 투입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보았다. 남녀 주인공으로 이민호와 공효진이 캐스팅 된 것도 관심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실제로 방송이 전파를 탄 이후 보여진 평가는 냉정했다. 첫 방송된 1회 시청률은 3.324%, 2회는 3.833%에 불과했고, 3회부터는 2%대 시청률까지 내려 앉았다. 5회 시청률의 경우 2% 벽마저 무너지며 1.8%를 기록했다.
지난해 tvN 흥행 드라마 ‘눈물의 여왕’이 10%를 돌파했던 점, 통상 시청률이 높은 토요일·일요일에 편성된 점을 고려하면 더욱 부진한 성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SBS가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점 역시도 CJ ENM에 대한 투심을 차갑게 식혔다는 평가가 증권가에서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0일 CJ ENM의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SBS와 넷플릭스의 계약에 따라 CJ ENM 자회사인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웨이브와 추진 중인 합병에 따른 효과가 당초 기대보다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CJ ENM의 경쟁력 역시 저하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환승연애 [티빙 방송 화면 캡처]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력한 투자포인트였던 티빙의 흑자전환, 웨이브와의 합병 후 플랫폼 경쟁력 확대가 한풀 꺾였다”며 “양호한 트래픽·시청률을 담당했던 SBS의 이탈로 합병 OTT의 경쟁력이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 연구원은 “과거 ‘드라마 왕국’이라고도 불렸고, 현재 지상파 중 가장 훌륭한 시청률을 기록하는 SBS가 온전히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3월부터는 네이버와 티빙이 맺었던 번들링 프로모션도 끝난다”며 “올해에는 티빙의 연쇄적인 가입자 이탈 우려가 커지면서 약화한 경쟁력이 주가의 발목을 잡겠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깊은 몰입도로 인해 인기를 끌었던 일반인 연애 예능 ‘환승연애’가 시즌4으로 돌아오면서 tvN의 부진에 따른 CJ ENM 주가 하락세를 멈춰세우는 데 힘을 보탤 지 투자자들이 지켜보는 상황이다.
지난 6일 공개된 ‘원경’ 역시도 15세 이상 시청 등급으로 방영되는 tvN 버전과 달리 티빙에는 ‘19금’ 콘텐츠가 제공되면서 화제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드라마 ‘원경’ 포스터. [tvN·티빙]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 1회 4.9%, 2회 5.5%로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1일 방영된 6회 시청률은 전국 가구 평균 5.2%, 최고 6.7%, 수도권 가구 평균 5.0%, 최고 6.6%로 케이블 및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CJ ENM에 대한 보고서를 낸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기존 10만5000원에서 9만원으로 내려 잡으면서도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연결 기준으로 작년보다 52.8%나 늘어난 2115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수 연구원은 “네이버 멤버십 종료에도 연간 티빙 유로 가입자는 506만명으로 소폭 증가하며 전년 대비 46.1% 늘어난 5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영화/드라마 부문은 피프스 시즌의 작품 제작 정상화로 1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음악 부분에선 기존 아티스트 활동 외에 ‘보이즈Ⅱ플래닛K’와 ‘보이즈Ⅱ플래닛C’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과 중국 신인 그룹이 각각 데뷔해 보유 지적재산권(IP)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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