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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공룡 플랫폼 ‘자사 우대’ 규제 논란…쿠팡 재판으로 재조명되다

온카뱅크관리자

2024-09-30 11:03:26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중개와 판매를 동시에 하는 플랫폼의 ‘이중적 지위’에서 발생 경쟁 당국은 ‘조작’, 회사는 ‘조정’ 주장…합리적 규율 필요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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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저널=주재한 시사저널e 기자)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유통, 콘텐츠 등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플랫폼 내 독과점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플랫폼이 자사 브랜드(Private Brand·PB) 상품을 우대하는 '자사 우대 행위'는 최근 경쟁 당국의 주된 규제 대상이 됐다. 자사 우대가 경쟁 제품의 시장 접근성을 제한하고 소비자의 선택 폭을 축소하는 불공정거래 행위라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플랫폼의 자사 우대는 항상 시장경제를 해치는 것일까.
 '중개'와 '판매'를 동시에 영위하는 사업자가 자사 제품이나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는 영업활동은 플랫폼 시장에만 국한된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유사한 관행은 늘 존재해 왔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가 자사 또는 계열사 상품을 우호적으로 배치하거나, 영화 시장에서 계열 영화배급사에 상영관을 몰아 주는 등 자사나 계열사의 상품·서비스를 우대하는 행위는 일반적이었다. 이는 자사의 매출 상승과 함께 새 제품을 출시하고 플랫폼을 발전시킬 동력이 된다. 플랫폼 기업의 자사 우대 역시 자연스러운 비즈니스 전략으로 볼 측면이 있는 것이다. 플랫폼의 자사 우대 행위는 생태계 경쟁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규제가 필요하지만, 과도한 규제는 오히려 플랫폼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규율을 규정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배경이다.
 특히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과 1628억원의 과징금 부과에 반발해 쿠팡이 제기한 행정소송으로 플랫폼 자사 우대 행위 규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공정위는 쿠팡의 PB 상품 알고리즘을 제품 노출 빈도를 높이기 위한 '조작'이라고 봤고, 쿠팡 측은 관행적인 상품 배치와 같은 '조정'이라며 첨예한 법정 공방을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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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간판 ⓒ시사저널 임준선"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9/30/sisapress/20240930100012714posp.jpg" data-org-width="800" dmcf-mid="VivS5u0Cs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9/30/sisapress/20240930100012714posp.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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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간판 ⓒ시사저널 임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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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사 상품 돋보이게 하며 심판이 선수로?
 자사 우대는 플랫폼이 자사 플랫폼 내에서 자사 또는 계열사의 상품을 경쟁 제품보다 돋보이게 해 소비자의 선택을 유도하는 행위로 통용된다. 심판이 선수로 뛰는 상황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이는 거래를 중개하는 중개자이자 자사 상품까지 판매하는 판매자 역할을 동시에 영위하는 플랫폼의 '이중적 지위'에서 비롯된다.
 공정위 역시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1위 쿠팡의 이중적 지위에 주목했다. 이중적 지위로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알고리즘에 의한 자사 상품 배치 우대 등 불공정행위(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쿠팡은 2019년 2월부터 2023년 7월까지 3가지 알고리즘을 이용해 중개 상품을 배제하고 최소 6만4250개 자기 상품을 검색순위 상위에 고정 노출했다. 이러한 상위 고정 노출로 쿠팡 자사 상품의 총매출이 크게 증대됐고, 중개 판매자들은 자신들의 상품을 검색 순위에 올리기 어렵게 됐으며, 결국 소비자들의 합리적 구매 선택도 저해됐다는 게 공정위의 논리다.
 사실 알고리즘 조작 또는 조정에 따른 자사 우대를 규제한 국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정위는 2020년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와 지난해 카카오의 '콜 몰아주기' 자사 우대를 제재한 바 있다.
 해외 경쟁 당국 역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노출과 관련한 불공정행위를 적발·제재하는 추세다. EU 경쟁 당국은 2022년 12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자기 상품을 Buy Box에 우선 노출한 행위를 시정하도록 한 바 있다. 또 미국 정부는 지난해 9월 아마존을 상대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의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며, 소장에 "아마존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서비스에서 경쟁자들을 배제하고 경쟁을 억제하기 위한 행위 과정에 관여했다"고 적었다.
 쿠팡은 전 세계 모든 온라인 쇼핑몰이 따르는 관행(practice)을 공정위가 법 위반으로 결론 내렸다고 반박한다. 쿠팡은 이 같은 입장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하기까지 했다. SEC 누리집에 따르면, 쿠팡은 "공정위가 쿠팡의 검색 순위가 기만적이고 한국 법을 위반했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히면서 "한국과 전 세계 모든 전자상거래 업체가 따르는 관행(a practice in line with all e-retailers in Korea and globally)"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회사는 자사의 관행이 기만적이거나 한국 법률을 위반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법원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강력히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고리즘 배치가 '관행'이라는 주장은 쿠팡이 공정위의 조사 과정과 전원회의 논쟁, 공정위 제재 발표 이후에도 반복해 펼치는 논리 중 하나다. 쿠팡 측은 9월24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집행정지 심문기일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심문에서 쿠팡과 공정위 측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성 및 효력 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 등 집행정지 요건을 놓고 한 시간 반가량 공방을 벌였다. 집행정지 심문은 이날 곧바로 종결됐다. 추후 본안 사건은 심리 내용에 따라 선별적으로 공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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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6월13일 쿠팡 등의 자사 우대 행위에 대해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9/30/sisapress/20240930100014233ryaf.jpg" data-org-width="800" dmcf-mid="fdjNsTloI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9/30/sisapress/20240930100014233ryaf.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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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6월13일 쿠팡 등의 자사 우대 행위에 대해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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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권 침해" vs "영업활동 위축 우려"
 이번 공정위의 쿠팡에 대한 제재는 참여연대의 신고로 시작됐다. 참여연대는 쿠팡의 행위로 판매업자들의 창의적인 경제활동 의지가 꺾이고, 장기적으로는 플랫폼 업체의 지배력을 강화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침해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반면 플랫폼의 자사 우대 행위 규제에 대한 회의적 목소리도 있다. 법무법인 지평의 장품 변호사는 "포스코는 열연코일 시장과 냉연강판 시장에서, KT는 문자전송서비스 시장과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각각 사업활동을 한다. 생필품 시장에 진출한 대형 유통업자 이마트의 노브랜드도 마찬가지"라면서 "자신의 사업활동을 타인의 사업활동보다 우대하는 행위는 기업활동의 보편적인 양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장 변호사는 이어 "최근 문제가 된 온라인 플랫폼의 자사 우대 규제 사건들을 보면, 행위 주체가 대형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라는 사실 외에 행위의 위법성을 더욱 강조해야 할 사정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보편적으로 허용되는 영업활동이 온라인 플랫폼 영역에서 발생했다는 이유로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면 수범자의 예측 가능성 침해와 영업활동 위축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민정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플랫폼의 자사 우대 행위는 경쟁 사업자의 거래 기회를 감소시키고 인접 시장에서 가격·품질 및 혁신 경쟁을 저해하는 파급 효과를 일으키는 등 경쟁 제한적 효과를 가질 수 있고, 반대로 자사 상품의 가격 인하, 소비자 탐색 비용 감소 등 경쟁 촉진적 효과를 함께 가진다"면서 "일률적으로 금지하기보다는 합리의 원칙을 적용해 부당한 경우에만 규율하는 현행 사후 규율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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