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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자신 있게 해!”…서로를 믿은 태극 검객 4명, 어깨동무하며 포디움 정상에 서다

온카뱅크관리자

2024-08-01 09:18:00

세대교체와 올림픽 3연패 심적 부담에도 “펜싱 앞에 동등하다” 끊임없이 소통 도경동, 팀원 믿음에 5점 내리 따며 활약<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4/08/01/0002700695_001_20240801091815217.jpg" alt=""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3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아니 왜 형은 왜 자신이 없어? 지더라도 자신 있게 해야 해!” 캐나다와 8강전이 끝난 뒤 도경동(24)이 라커룸에서 구본길(35)을 채근했다. 45-33으로 낙승을 거두긴 했으나, 구본길은 2라운드에서 6점을 내주고 3점밖에 따지 못하며 흔들렸다. 원우영 코치가 “준비해라”는 말과 함께 도경동에게 몸을 풀라고 지시한 시점도 이때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1일 새벽(한국시각)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우승하기 전 직면한 첫번째 위기였다. “그래 맞아. 경동아 내가 약해져 있어 맞아. 내가 좀 더 자신 있게 할게. 내가 진짜 한번 해볼게.” 11살 어린 후배의 말에 구본길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수없이 연습해온 상황이었다. 대표팀의 맏형이자 베테랑이었지만, 흔들리는 자신을 잡아준 후배 도경동에게 내심 고마웠다. 이후 구본길은 개최국 프랑스를 만난 자리에서 보란 듯이 되살아났다. 백전노장다운 원래의 모습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3개 라운드 중 2개 라운드를 따내며 결승 진출에 기여했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4/08/01/0002700695_002_20240801091815246.jpg" alt="" />도경동(왼쪽)과 구본길 3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기뻐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그는 우승 직후는 물론 경기가 끝날 때마다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서는 “사실 8강전 끝나고 코치님과 교체를 논의했다. 그런데 동료들이 ‘형 끝까지 한 번 더 해봐라. 형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계속 심어줬다. 제 뒤에 동료들이 있다는 생각으로 제 동작을 자신 있게 하니 다시 게임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며 “오늘 경동이가 저한테 정말 많은 힘이 됐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며 선후배를 넘어 동료로서 서로 격려하며 심리적 부담감을 떨쳐냈다. 기존 대표팀 멤버 2명(김정환·김준호)이 떠난 뒤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시기였기에 소통이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운동선수면 운동을 많이 해야 하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단체전은 달라요. 어떤 마음을 가지고 운동하느냐가 중요하기에 이걸 놓고 대화를 하면서 운동의 질을 높였습니다. 이게 (우승에) 가장 큰 도움이 됐어요.” 리더 오상욱(27)은 “대표팀은 펜싱 앞에 동등하다”고 덧붙였다. 상호 호흡을 더 중시하며 서로를 믿고 의지했던 뉴 어펜져스(펜싱+어벤져스)의 진가는 결승전에서 드러냈다. 헝가리와 승부에서 고빗길이었던 7라운드. 도경동은 30-29로 한 점 차 앞선 살얼음판 같은 상황에서 구본길 대신 피스트에 올랐다. 8강과 4강을 건너뛰었기에 그에게는 첫 올림픽 무대였다. 하지만, 도경동은 신들린 듯한 칼부림으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내리 5점을 따냈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4/08/01/0002700695_003_20240801091815279.jpg" alt="" />도경동이 3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 7라운드에서 헝가리 크리스티안 러브를 상대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교체를 지시한 원우영 코치마저 예상하지 못한 활약이었다. 대표팀이 최종 45-41로 4점 차 승리를 거뒀으니, 이 5점이 사실상 대표팀을 금메달로 이끈 것과 다름없었다. 도경동은 경기가 끝난 뒤 “형들이 제가 들어갈 때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제게 믿음을 줬고, 저 또한 ‘내가 이기고 올 테니 걱정하지 말아라’고 말했다”며 “지금은 오상욱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팀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대표팀에게 2024 파리올림픽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남자 사브르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첫 메이저 대회였고, 맏형 구본길의 마지막 올림픽이었다. 앞서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오상욱은 한국 남자 사브르 선수 최초로 올림픽 2관왕을 달성했다. 펜싱 종주국인 프랑스는 한국이 펜싱 초강대국임을 전 세계에 천명하는 무대가 됐다. 2000년 이후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연속 3번 금메달을 목에 건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형 진짜 꿈 같아.” 도경동이 오상욱을 바라보며 말했다. 금메달을 합작한 구본길, 오상욱, 도경동, 박상원(23)은 함께 어깨동무하며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4명이 하나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의도한 세리머니였다. “우리가 해냈어.” 오상욱이 답했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4/08/01/0002700695_004_20240801091815309.jpg" alt=""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3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우승한 뒤 시상대에 오르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파리/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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