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록이 16일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 동문으로 골인한 2025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결승선으로 들어오고 있다. 2시간12분29초의 기록으로 대회 국내 엘리트 남자부 2연패에 성공했다. 잠실|양회성 동아일보 기자 yohan@donga.com
김홍록(23·한국전력공사)이 2025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 국내 엘리트 남자부 2연패를 달성했다. 목표인 2시간09분대 진입을 이루진 못했으나, 우상인 김재용 한국전력공사 감독(59)의 격려와 팀 동료 심종섭(34)을 넘어서겠다는 동기부여를 앞세워 ‘한국마라톤 간판’의 입지를 조금씩 다지고 있다.
김홍록은 16일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 동문으로 골인한 이번 대회에서 2시간12분29초의 기록으로 2위 이정국(30·코오롱·2시간13분41초)을 따돌리고 국내 남자부 정상에 섰다. 지난해 개인최고기록(2시간14분20초)을 수립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이를 경신했다.
김홍록은 “지난 2개월 동안 제주도 전지훈련에서 초반에는 지구력을 키웠고, 후반부에는 트랙에서 속도 훈련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게 주효했다. 그러나 레이스 운영 능력은 더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홍록의 등장은 희소식이다. 한국마라톤은 2024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출전 기준기록(남자부 2시간08분10초·여자부 2시간26분50초)을 넘어서거나, 랭킹 포인트를 충족한 선수가 없어 11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실패했다. 국제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이라 젊은 마라토너의 약진은 반갑기 그지없다.
그래서인지 김홍록도 세계의 벽을 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 대회 우승자인 하프투 테클루 아세파(25·에티오피아·2시간05분42초) 등과 25㎞ 구간까진 격차가 크지 않았으나, 이후 페이스가 나빠지면서 크게 뒤졌다. 지구력이 우선이라는 생각 속에 일찌감치 다음 대회를 준비할 참이다.
유수의 국제대회에 출전한 김 감독과 심종섭은 김홍록에게는 큰 힘이다. 1993보스턴마라톤대회 금메달과 1994히로시마아시안게임 동메달을 따낸 김 감독,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2020도쿄올림픽 코스를 누빈 심종섭도 김홍록이 한국마라톤의 재도약에 앞장서길 기대한다.
김홍록은 “감독님께선 본인의 경험담과 함께 실패를 토대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시고 격려해주신다. 훈련과 실전에서 (심)종섭이 형을 넘어서려고 노력한 것도 성장에 도움이 됐다”며 “우선은 올림픽 출전 기준기록을 통과하겠다. 한국마라톤이 침체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