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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대체 어떻길래…'대홍수' 갑론을박 "매도될 작품 아냐" vs "은퇴한 줄" [MD픽]

온카뱅크관리자

2025-12-27 07: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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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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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가 공개 직후 뜻밖의 이유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글로벌 시청 성과만 놓고 보면 분명한 흥행작이지만, 국내 반응은 극단으로 갈리며 작품을 둘러싼 논쟁이 영화를 넘어 관객 평가 문화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대홍수'는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건 이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속에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SF 재난 블록버스터다. 19일 공개 이후 54개 국가에서 1위에 올랐으며, 93개 국가에서 톱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리뷰 공간을 중심으로 혹평이 빠르게 확산됐고, 작품에 대한 감상은 호불호를 넘어 거친 표현으로 번졌다.
 '대홍수'는 공개 전 예고편과 포스터에서 물에 잠긴 도시와 생존 사투를 강조하며 전통적인 재난 영화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 결과 관객 다수는 직관적인 재난 서사나 탈출극을 떠올렸지만, 실제 영화는 타임루프와 인공지능 설정이 중심이 되는 SF 구조를 택했다. 이 장르적 전환이 일부 관객에게는 낯설음이나 배신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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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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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허지웅과 번역가 황석희가 잇따라 의견을 내면서 '대홍수'를 둘러싼 논의는 더욱 거세졌다. 두 사람은 작품을 소비하고 평가하는 대중의 태도 자체를 문제 삼았다.
 허지웅은 지난 22일 자신의 SNS에 '대홍수' 포스터 이미지와 함께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일부 반응을 두고 "대홍수가 그렇게까지 매도돼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많은 사람들이 자기 도파민을 시기 적절한 시점에 치솟게 만들지 못하는 컨텐츠를 저주한다. 더불어 권리라고 생각한다. 저주를 선택했다면 그에 걸맞은 최소한의 논리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지웅은 일방적 분노 표출에 가까운 소비 문화 속 창작자들을 향해 "당신에게 밥숟가락을 놓으라 고래고래 소리 지른다. 하지만 당신이 고민한 시간의 천분의 일도 쓰지 않았다. 그러니까 힘을 내라. 그만두지 않고 계속한다면, 언젠가 칭찬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라며 응원의 뜻을 전했다.
 23일 황석희 역시 비슷한 문제의식을 담은 글을 공개했다. 그는 '대홍수'에 대해 "내가 신뢰하는 주변인들 평을 보자면 대단한 수작은 아니어도 평작 수준. 감탄할 건 아니지만 재밌게 볼만한 수준이라는 거다. 몇 년 전부터 느끼는데 관객들 평이 점점 짜다. 그리고 평의 염도에 비례해 표현이 과격해진다"고 짚었다.
 또한 "'죽어도 보지 마라, 돈 버린다, 이딴 영화사는 망해야 한다, 이딴 영화를 수입한 영화사는 그냥 망해라, 감독은 차기작이 없길 바란다. 싫으면 싫은 거지 이럴 필요가 있나.' 자기 표현은 나를 드러내는 일이지 남을 지우는 일이 아니다"라며 "호평이든 혹평이든 눈쌀을 찌푸리지 않는 선의 평을 보고 싶다. 저주가 아니라 그 글을 쓴 사람의 취향을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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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우 감독 /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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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을 연출한 김병우 감독은 22일 오전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이 개봉한) 여름부터 댓글을 안 보기 시작했다"며 "제목이 '대홍수'인데 왜 이런 이야기가 펼쳐지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 전 '대홍수'라는 제목을 봤을 때 창세기 노아의 방주 이야기가 바로 연상되지 않을까 싶었다. 단순한 재난 얘기가 아닌 새로운 세상, 새로운 종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레 연결될 거라 생각했다. 거대한 물결, 파도가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형상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영화는 진화에 대한 얘기가 중심이다. 인류 다음 단계의 진화는 어떤 식으로 이뤄질 것인가. 진화의 과정으로 영화를 보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사람의 감정을 만들어낸다고 할 때, 인간이 가진 가장 크고 강렬한 감정 중 하나가 부모 자식 간의 감정 아닐까 싶었다. 작품을 구상할 때쯤 조카가 태어났는데, 친누나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에 눈시울이 촉촉해지더라. 누나가 아이를 별로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었는데, 어느 순간 엄마의 모습이 보이는 게 참 신기했다. 거기서 키워드들이 정리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열에 아홉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고 만든 작품은 아니다. 그런 부분에서 넷플릭스와 일하게 된 것도 행운이다. 최대한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좋든 나쁘든 영화에 대해 얘기하는 게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 보고 나서 할 얘기가 아무것도 없는 영화도 있지 않나. 절반이 욕이더라도 얘기가 나오는 게 감사하다. 제가 이미 은퇴한 걸로 알고 있는 분도 있더라"며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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