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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꽝 없습니다, 입금하세요!" 룰렛 부업 사기의 망령 [추적+]

온카뱅크관리자

2025-12-10 13:17:50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더스쿠프 심층취재 추적+ 알바 위험한 유혹 02_룰렛의 덫① ‘꽝 없다’는 SNS 룰렛 사기 부업 원하는 직장인 피해 급증 피해자 도박죄 쓸까 신고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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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룰렛 사기 피해자 중에선 신고를 주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사진 | 뉴시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0/thescoop1/20251210130122281vfyf.jpg" data-org-width="800" dmcf-mid="1k6RlU1yD2"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0/thescoop1/20251210130122281vfyf.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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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룰렛 사기 피해자 중에선 신고를 주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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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S를 하는 이라면 한번쯤 '룰렛 쇼츠'를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영상엔 소액으로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는 홍보 문구로 가득합니다. 그런데 이 룰렛 쇼츠는 십중팔구 최근 유행하는 온라인 부업사기의 한 형태입니다. 적게는 수배, 많게는 10배 이상의 수익을 올려주겠다는 말로 부업을 원하는 직장인들을 유혹하는 도구에 불과하단 겁니다. # 하지만 룰렛 사기의 판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사기꾼들은 이제 직장인을 넘어 청소년까지 범행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신고했다간 도박죄로 엮어버리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사기꾼들도 숱합니다. 점점 교묘해지는 룰렛 사기를 이대로 방치해도 괜찮은 걸까요? 더스쿠프가 룰렛 사기의 수법과 위험성을 살펴봤습니다. 더스쿠프 심층취재 추적+ '알바 위험한 유혹 02_룰렛의 덫' 첫번째 편입니다.
 "꽝 없는 룰렛, 한번 해보실래요?" 지금으로부터 2개월 전, 직장인 김영훈(가명·28)씨가 SNS에서 본 홍보 문구입니다. 100만원을 투자했는데 룰렛으로 수백만원을 벌었다는 내용의 쇼츠 영상이었죠. 평소였다면 곧바로 다음 콘텐츠로 넘겼겠지만, 그날따라 영훈씨는 광고에서 좀처럼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당시 영훈씨가 부업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영훈씨는 다이렉트 메시지(DM)로 홍보 영상을 올린 계정에 연락을 취했습니다. 답장은 곧장 날아왔습니다. "저희 부업은 온라인 룰렛 사이트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포인트 작업을 해서 수익을 내면, 수수료 20%만 떼고 모두 돌려드려요. 원금의 3배에서 5배까지 받으실 수 있습니다. 당일 결제해서 당일 바로 입금해드려요."
 부업 방법을 묻는 영훈씨에게 상대방은 "최소 입금 금액 100만원이 필요하다"면서 "1000만원을 넣으면 10배 수익까지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말도 덧붙였죠. "불법 도박은 절대 아닙니다. 검증된 도박사이트에서 진행합니다. 실력이 검증된 룰렛 전문가가 대신 게임하기 때문에 원금을 잃을 걱정도 없습니다." 
 정리하면, 영훈씨가 낸 돈을 밑천 삼아 룰렛 전문가가 게임을 플레이하고, 그렇게 번 돈에서 수수료를 뗀 나머지를 돌려받는다는 게 전체적인 수익 구조였습니다. 상대방이 보내준 도박사이트 링크에 접속해 보니, 입출금 신청과 공지 등 간단한 기능만 있었습니다. 영훈씨가 보기에 불법 도박은 아닌 듯했죠. 따로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영훈씨는 순순히 100만원을 상대방이 일러준 계좌에 입금했습니다.
 빠져나올 수 없는 '사기의 늪'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룰렛 게임이 진행될 때마다 영훈씨의 도박 사이트 계정엔 포인트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영훈씨가 출금을 요청하자, 운영진은 '예치금이 충분해야 포인트 출금이 가능하다'면서 추가 입금을 요구했습니다. 영훈씨는 운영진이 시키는 대로 돈을 넣었습니다만, 그럴 때마다 운영진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추가 입금이 필요하다'는 말만 반복했죠. 
 그렇게 입금액이 500만원이 넘어갈 때쯤 영훈씨는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지만, 상황은 이미 늦은 뒤였습니다. 운영진에게 보낸 '돈을 모두 돌려달라'는 요구는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습니다. 운영진은 되레 영훈씨의 계정을 차단하기까지 했습니다.
 모든 걸 잃은 영훈씨는 이렇게 털어놨습니다. "누가 봐도 사기임에 분명한 광고였는데, '빨리 부업을 해서 돈을 더 벌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제대로 분별하지 못했던 거 같아요. 그렇게 한번 돈을 넣으니까 헤어 날 수 없더라고요. 돈을 되찾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사기꾼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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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ㆍ더스쿠프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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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물가와 경기침체 탓인지, 요즘 직장인 사이에선 '부업'이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됐습니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본업과 부업을 병행하는 인구는 64만5690명에 달했습니다. 그중 눈여겨볼 건 30대 부업자입니다. 전년 대비 16.8% 급증한 7만9602명을 기록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부업은 '핫한 키워드'입니다. 어떤 부업이 가장 쉽고 돈 벌기 좋은지 노하우를 공유하는 게시물이 빈번하게 올라옵니다. 일례로, SNS 서비스 인스타그램에선 '부업'을 태그로 단 게시물이 205만개가 넘습니다. '부업 문의'도 50만건에 달하죠.
 그래서일까요. 부업을 미끼로 유혹하는 '부업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최근엔 SNS와 도박을 결합한 '룰렛 사기'가 악명을 떨칩니다. 사기꾼은 '시드머니 조금만 있으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로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불법 도박의 가능성을 우려하는 이들에겐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진행하는 게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는 말을 건네며 현혹합니다. 
 이들은 '가짜 도박사이트'도 운영합니다. 휘황찬란하게 돌아가는 룰렛부터 회원·포인트 시스템 등 여느 도박사이트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워낙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어 피해자가 자신을 낚기 위한 사기 수법임을 알아채기는 쉽지 않습니다.
 '실패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피해자를 속이기 위한 수단입니다. 앞선 사례가 보여주듯 전문 도박꾼이 대신 룰렛을 돌리거나, 아예 '꽝이 없는 룰렛'이라며 홍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믿고 피해자가 돈을 입금하면, 핑계를 대면서 추가 납입을 요구하거나 곧바로 잠적하는 꼼수를 씁니다.
 '불법 도박'이라는 공포문제는 룰렛 사기를 당해도 피해자가 신고를 주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왜일까요? 한국법은 도박을 엄격하게 규제합니다. 형법 246조는 도박을 '당사자가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걸고 우연한 승부로 재물 등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법으로 지정된 장소 외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도박을 도박죄로 분류하고 있습니다.[※참고: 다만, 지인들끼리 소소한 액수의 돈을 걸고 고스톱을 치거나 가벼운 내기를 하는 등의 '일시오락'은 도박죄에서 제외됩니다.]
 이 요건만 놓고 보면, 앞서 설명한 영훈씨의 행위는 도박죄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운에 의해 결과가 나오는' 룰렛으로 돈을 벌려는 의도가 있었으니까요. 그러니 룰렛 사기 피해자는 '자칫하면 내가 도박죄로 잡혀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변호사 중개 플랫폼 '로톡'에서 '룰렛 사기'란 키워드로 검색해 봐도, 도박죄 성립 여부를 묻는 상담 문의가 수두룩하게 나옵니다. 오히려 사기꾼이 '나를 신고하면 너를 도박죄로 신고해 감옥에 보내겠다'며 피해자를 협박하는 적반하장 케이스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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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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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일까요?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경찰 신고를 주저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읍니다. 한병철 변호사(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사기행위에 속은 피해자가 단순히 돈을 보낸 사실만으로 도박죄로 기소되는 사례는 드물다. 걱정된다면 즉시 신고하고 증거를 보존하는 등 고의로 반복 참여하거나 운영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면 된다. 형사처벌의 위험을 우려하는 것보다 피해를 회복하는 걸 우선해야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룰렛 사기가 최근엔 청소년에게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기 범죄의 주무대가 SNS나 메신저 등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청소년이 사기꾼의 레이더망에 노출된 겁니다. 이 부분은 룰렛의 덫 두 번째 편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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