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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세운상가서 밀려날 작은 공장의 비명 …'종묘 높이 논쟁'서 빠진 것

온카뱅크관리자

2025-12-10 11:17:47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더스쿠프 심층취재 추적+ 세운상가 양옆의 소공장 모여있어야 기능하는 제조업 공공임대상가도 이미 있지만 대신 다른 곳으로 이사하기도 제조업 집적 특성 유지 못하면 도시형 제조업 의미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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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세운상가군 양옆으로는 도시형 소공업이 밀집해있다.[사진 | 뉴시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0/thescoop1/20251210110247088ylkp.jpg" data-org-width="800" dmcf-mid="4LluMwjJD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0/thescoop1/20251210110247088ylkp.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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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운상가군 양옆으로는 도시형 소공업이 밀집해있다.[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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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묘 앞 고층 건물 개발을 놓고 찬반논쟁이 거세게 일었다. 문화재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양측이 맞붙었다. 하지만 한가지 논의되지 않은 가치가 있다. 서울시의 오랜 정책적 가치 중 하나인 '도시형 소공업'이다. 이는 건물 높이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경제적 가치다. 
 서울 종묘 앞에 고층 건물을 세워도 괜찮을까. 이 질문에 서울시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가 들썩였다. 서울시와 종묘 앞 세운상가 일대 토지 소유주들은 "고층 건물 개발을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묘의 경관을 유지해야 한다는 시민들은 "기존에 있던 높이 규정 내에서 개발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경제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가 맞붙은 셈이다. 
 다만, 이 논쟁에서 빠져 있는 중요한 가치가 하나 있다. '도시형 소공업'이란 서울시의 오랜 경제적 가치를 이어갈 수 있느냐다. 공교롭게도 이 산업의 보금자리는 '세운상가'군의 양옆에 있다. 서울시가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로 그 지역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보자(지도 참조). 서울시는 종로구 세운상가에서 시작해 진양상가로 이어지는 건물의 양옆 땅을 개발 대상지로 선정했다. 1㎞가량 이어지는 상가 건물을 철거하고 남산으로 이어지는 녹지를 확보하겠다는 게 개발의 골자인데, 새 건물은 원래 상가가 있었던 양쪽 땅에서 건설된다. '도시형 소공업'은 새 건물이 들어설 구역에 있는 1층 건물에서 이뤄진다. 서울시의 계획대로라면 도시형 공장은 둥지를 옮겨야 한다. 
 물론 이전 대책이 없는 건 아니다. 세운상가 일대(세운5구역)에서 재개발을 추진하는 민간사업자 이지스자산운용은 2024년 공장 세입자들과 이전 관련 협약을 맺었다. 세입자들과 충분히 협의해 영업보상비 등을 법에 맞게 집행하겠다는 게 협약의 핵심 내용이다. 
 다만, 이는 민간사업자가 추진하는 이전 대책일 뿐이다. 민간의 힘만으로 도심에 모여 있는 공장 전체를 다른 곳으로 한꺼번에 옮길 순 없다. 산업 자체를 보전하는 건 민간 사업자가 할 일이 아니다. 정부나 지자체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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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는 "도시형 소공업이 알아서 살길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을 수 있다. 산업의 문제라면 개인의 문제인데 왜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 지원해야 하냐는 거다. 하지만 도시형 소공업은 정부가 이미 지원하는 산업 중 하나다. 
 2014년 정부 발의로 도시형 소공인 지원에 관한 특별법(소공인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여기서 정부가 강조한 건 '집적集積 특성'을 살려야 한다는 거다. 도시형 소공업이 '흩어져선' 제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시형 소공업은 분업이라는 특성을 갖는다. 소재를 가공하고 용도에 맞게 잘라내고 표면을 처리하는 공정을 한 공장에서 전부 수행할 수 없어서다. 그래서 도시형 소공업은 집적지 전체가 마치 컨베이어 벨트처럼 움직인다. 도심집적지에 있는 작은 공장에서 나사를 만들면, 그 옆에 있는 공장에서 거기에 맞는 볼트를 생산하는 식이다. 
 흩어지면 생존할 수 없는 것이런 이유로 세운상가군 양쪽에 있는 도심형 공장들도 정부나 지자체의 보호를 받을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2017년 서울시는 성동구 성수동 수제화거리, 종로구 주얼리산업, 영등포구 문래동 기계금속집적지를 도심산업집적지로 선정했지만, 세운상가군의 기계금속집적지는 지원 대상에 오르지 못했다.
 2023년 서울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마련한 '도심형 공장을 위한 대체지'도 큰 효과가 없었다. 2018년을 기점으로 세운상가 일대를 재개발하면서 서울시는 중구 산림동에 공공상생 지식산업센터를 만들어 '도심형 공장들'이 이전할 수 있는 길을 터줬다. 하지만 상생 지식산업센터는 다층 건물이라 공장들이 이전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측면이 적지 않았다. 
 한 제조업 종사자는 도심형 공장이 지식산업센터에 들어가기 어려운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용하는 기계 무게만 해도 톤(t) 단위인데 1층이 아니라 2층으로 올라가면 기계 가동시 떨림을 못 잡을 수 있다. 어쩔 수 없다면 지식산업센터에 가야겠지만 그래도 지상층이어야 한다는 제약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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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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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는 도심형 공장이 자리잡고 있는 저층 건물을 허물고 '고층 빌딩'을 세우면 경제적 이익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그 지역에 원래 있었던 산업의 경제적 가치는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도시형 소공업이 밀집한 지역과 재개발 지역은 대부분이 겹친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임대상가가 더 계획돼 있고 기존에 있던 공장 세입자 위주로 임차인을 받을 것"이라며 "기존 세입자들이 다시 재정착할 수 있는 방안을 기부채납 등을 통해 마련해놨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상가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서울시는 대책을 찾아낼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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