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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홍어의 역습', 이건 모독이야 [강다윤의 프리뷰]

온카뱅크관리자

2025-12-10 05:56:26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영화 '홍어의 역습'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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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영화 '홍어의 역습' 포스터/시네마 뉴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0/mydaily/20251210055628092oflv.jpg" data-org-width="640" dmcf-mid="xWHBDM4qEc"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0/mydaily/20251210055628092oflv.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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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홍어의 역습' 포스터/시네마 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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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너, 나, 우리에게. 이 영화를 겪고 견뎌야 했던 모든 이들에게. 그리고 영화라는 형식 자체에게도. 생각해보니, 홍어에게조차.
 '홍어의 역습'(감독 이수성)은 홍어 가게 주인 홍할매(김수미)를 중심으로 성원제약 연구원 진수(이선정), 보안요원 지구(오승희)가 외계 생명체의 습격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故 김수미의 유작이자 마지막 코미디다.
 로그라인부터 황당하고, 포스터는 조악하더니. 뚜껑을 열어도 반전은 없었다. CG는 엉성하고, 연기도 어설프고, 이야기는 지루하다. 시대착오적 발언들과 오래된 유머코드 탓에 웃음도 나지 않는다. 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사실 고민할 필요는 없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지점은 남자 주인공이다. '홍어의 역습' 투자사 성원제약의 이선정 대표가 스스로 주연을 맡았다. 고체 치약 연구원이라는 진수의 설정이 어디서 비롯됐을지 짐작이 어렵지 않다. 故 김새론의 유작 '기타맨'에서 투자·주연·연출 삼박자를 모두 맡았던 바로 그 이 대표다.
 어쩐지. 시작부터 홍어 외계인들이 지구로 오게 된 사연을 '텍스트'로 폭포처럼 쏟아내지만, 정작 이야기는 '성원제약'에서 출발한다. 홍할매 식당으로 팔려가는 홍어들은 뒷전이다. 성원제약 로고는 전혀 자연스럽지 않게 곳곳에 등장하고, 치약 개발은 이상하리만큼 무언가 있어 보이게 취급된다. 그래도 이때까지는, 회사는 다녀봤나 싶은 회의까지도 참을 만하다.
 문제는 바로 진수와 함께 시작된다. 그는 호감을 느끼는 지구를 위아래로 진득하게 훑어보고, 엉덩이에 시선을 주며 혀로 입술을 핥는 등 입맛을 다신다. '비범한 후각' 때문에 가까이 다가가 킁킁거리며 냄새도 맡는다. 결국 변태 취급을 받지만, 영화는 이를 뛰어난 후각이 빚은 '무고한 해프닝'으로 처리한다. 진수도 사람대하는 것이 서툴 뿐이라는 듯 헬렐레한 표정을 짓는다. 
 이후로도 가관이다. 자신만의 상상에 빠져 남의 말을 못 듣고, 과장되게 벌러덩 넘어지고, 눈에 띄게 흠칫거리는 등 우스꽝스러운 행동이 반복된다. 모두가 은근히 무시했지만 사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진짜 천재'라는 설정도 있다. 처음엔 틱틱대던 지구조차 설득력 없이 사랑에 빠진다. 일본 애니메이션 문법이 떠오르지만 그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그냥 누군가의 욕망이 아주 뚜렷하게 투영된 캐릭터다.
 덕분에 충격적인 CG의 홍어는 두 번째 문제가 된다. 홍어들 모두 이름이 있고 생김새와 성격까지 제각각이다. 중국산 짝퉁처럼 명품 로고가 범벅인 홍어의 이름이 '구이비통'이라니, 절로 '꼴에'라는 말이 나온다. 그렇다고 웃음을 담당하진 않는다. 홍어의 노래를 듣고, 홍어의 어린 시절, 홍어의 부모님과 추억까지 줄줄 지켜봐도 헛웃음조차 나지 않는다. 러닝타임 93분 중 70분쯤에야 '역습'의 기미가 보이니, 활약이라 부를 것도 없다.
 간신히 시작된 '역습'도 해괴하다. 당연히 진수가 활약하지만 배경까지 성원제약으로 설정하며 강조하고, 불쾌한 짓거리의 면죄부까지 준 '후각' 덕분은 아니다. 기타 연주다. 갑자기 사내밴드에 들어가고, 뜬금없이 기타 실력을 뽐내고, 시골 마을에 공연까지 가더니. 모든 것이 진수가 기타 연주로 홍어를 제압하기 위한 빌드업이었다. 와우.
 홍어에게 습격당하는 것은 인원도 많고 갈등도 많아 꽤나 분량을 차지하던 마을 사람들이다. 이들은 눈이 까맣게 물든 채 어설프게 괴성을 지르고 양팔을 허우적댄다. 때로는 멀쩡한 눈이 그대로 드러나 엉성한 CG는 사람에게도 적용됨을 친절히 인증한다. 어찌 됐든, 진수는 뛰어나고 신들리고 '아무튼 엄청난' 기타 연주로 결국 홍어들을 무찌른다.
 황당무계한 이야기지만 결말은 또 상투적이다. 진수는 지구와 알콩달콩 연애를 하고, 진수는 지구와 알콩달콩 연애를 하고, 홍어 냄새를 잡는 고체치약 개발에 성공하며 승진한다. 벽면, 서류, 밴드 모집 포스터까지 내내 노출되던 '성원제약' 로고도 슬쩍 다시 비춘다. 덕분에 머릿속에는 홍어, 진수와 함께 '성원제약'과 '고체치약'이 남는다. 그 어떤 PPL도 이 정도의 각인효과는 없겠지만, 덕분에 평생 사지 않으리라. 
 관객들이 가장 기다릴 김수미는 약 20분이 지나서야 등장한다. 이후 분량도 많지 않다. 그러나 대사 한 줄, 걸음 한 번, 눈 깜빡임 한 번까지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배우란 무엇인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김수미를 다시 스크린에서 보는 것이 93분의 유일한 수확이다.
 10일 개봉. 러닝타임 93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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