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행안부, 성과 시연회…산불진화차, 의성 산불 현장 실제 투입
軍 차량 개조해 국산화…펌프차+구급장비 적재한 기능 최초 탑재
전기차 화재사고 대응할 침수 기술 소개…한국형 수소 셀프충전 기술도
[서울=뉴시스] 의성 산불현장에 투입된 다목적 산불진화 차량. (사진=산림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올해 발생한 대형 산불 사고. 정부가 개발한 다목적 산불 진화차량은 탁월한 대응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경북 의성군 단촌면 산불 현장에서 지역주민 10여 명을 대피시키기도 했다. 2000리터 대용량 물탱크와 고성능 펌프를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 구급장비를 적재한 구급차 기능이 주효했다. 이는 야간 산불 대응에도 용이했다. 그동안 야간산불 진압을 위해 특화된 지원 장비가 없었는데, 고성능 조명탑을 탑재하고 있어 원활한 산불 진압을 도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는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연구’ 사업의 연구개발 성과 발표 및 시연회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진행했다고 16일 밝혔다.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연구는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재난·안전 문제에 대해 과학기술로 신속하게 해결 방안을 찾고, 그 결과를 현장에 적용하는 사업으로 2019년부터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를 수행해 왔다.
[서울=뉴시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은 전기차 배터리팩 열폭주를 막을 수 있는 조립식 소화수조를 활용한 침수 방식을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연구’ 사업의 연구개발 성과로 발표했다. (사진=KC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행사에서는 올해 실제 현장에 투입했던 야간산불 대응을 위한 산불진화대 활동지원 차량을 소개했다.
2020리터(ℓ) 물탱크를 보유한 중형급 진화차량으로 군 소형전술차량을 개조했다. 차체와 특장 모두를 국산화해 유지보수가 용이하다. 탑승인원은 4명까지 가능하다. 산불 진화용수는 1km까지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는 차량 이동 없이 화재 진압 대원에게 소화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특히 펌프차(Pump)와 구급장비를 적재한 구급차(Ambulance)인 ‘펌뷸런스’ 기능을 최초로 탑재했다. 이는 고성능 진화차에는 없는 기능이다. 또 야간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최대 1km에서도 식별 가능한 야간조명장치 LED 램프를 탑재, 조사거리를 확보했다.
과기정통부와 행정안전부가 에프원텍과 협업한 결과로 올해 산림청 재정사업에 선정됐다. 이는 고성능 진화차 대비 절반 가격으로, 80% 성능을 갖춘 국산 중형급 산불진화 차량으로 평가된다. 특히 차체와 특장 모두를 국산화해 정비 기간과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성능 산불진화 차량의 경우 차체는 독일 벤츠인 반면 이번 개발한 차량은 기아차다. 차량 가격은 대당 3억75000만원으로 산림청은 올해 16대를 도입해 대형산불 진화능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장에서는 전기차 화재사고에 대응할 침수 기술도 소개됐다. 소방대원의 전기차 화재 사고 대응 시, 차량 하부 금속 배터리팩 내부의 배터리를 신속하게 냉각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활용하기 쉽게 고도화한 침수조 기술이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화재 발생시 1000도 이상의 고온을 발생한다. 특히 배터리가 묶여있는 배터리팩으로 구성돼 있어 한 묶음에서 불이 나면 다른 묶음으로 불이 쉽게 옮겨 붙을 수 있는 구조다. 이는 열폭주를 야기할 위험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불을 끄는 소화 방법인 주수소화 방식은 내장재 등의 불길을 잡을 수 있는데 그치는 정도로 전기차 배터리팩의 화재 진압은 쉽지 않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은 조립식 소화수조를 활용한 침수 방식이 열폭주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침수조에 차량을 잠기게 한 뒤 배터리 팩 내부로 물이 유입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KCL은 충북소방본부 등과 협업해 실증실험을 진행했다. 현재는 소방대원 2인이 3분 내 설치가 가능할 정도로 개선됐다.
[인천공항=뉴시스] 조성우 기자 = 30일 오후 국내최초 셀프 수소충전소인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수소충전소에 셀프 충전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하이넷(Hynet)이 운영하는 인천공항(T2) 수소충전소는 이날(30일)부터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셀프충전 실증을 본격 개시한다. 2022.08.30. xconfind@newsis.com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 최초 한국형 수소 셀프충전 시스템도 발표됐다. 운전자가 직접 수소전기차에 수소를 충전할 수 있도록 충전 가이드라인과 추가 안전장치를 현장에 적용한 수소셀프 충전 시스템이다. 안전성과 편의성을 모두 고려한 수소충전 환경 조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식품 내 식중독균 신속 검출체계(90분 이내에 검출) ▲16분할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 기능 등을 갖춘 재난관리 드론 관제 시스템 ▲재난 상황으로 기존유무선통신망 붕괴시 사용할 수 있는 위성 백홀과 TV 유휴대역을 활용, 이동기지국 ▲인공지능(AI) 기반 양계 관리 시스템 ▲과수 화상병 조기 감지 기술 ▲해양 방사능(스트론튬-90) 검출 분석 시간을 기존 대비 10분의 1로 줄인 신속분석체계 등도 소개됐다.
정택렬 과기정통부 공공융합연구정책관은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연구’사업은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 성과가 국민생활에 직접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며 “앞으로도 얼지 않는 소독제 개발, 신종 마약 판별 키트 등 다양한 재난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남교 행안부 사회재난정책국장은 “이번 성과발표회는 다양한 재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연구개발 성과를 국민과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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