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OP·치지직, MAU 추이/그래픽=최헌정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기업 SOOP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장기 성장성에 물음표가 찍혔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경쟁도 심해져서다. SOOP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정책을 활로로 삼고 추진할 계획이다.
16일 IT(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 11일까지 SOOP의 글로벌 동시 송출 기능 신청자는 800명이다. 이중 300명이 사용중이다. 지난 2월 기준 활성 스트리머(최근 3개월 연속 한 달에 5시간 이상 방송한 스트리머)가 1만4026명인 것을 감안하면 각각 5.7%, 2.1%로 저조한 수준이다.
SOOP이 지난해부터 추진한 글로벌 진출 성과도 미미하다. 글로벌 동시 송출 기능은 지난 1월까지 120명이 신청했다. 이에 수익화 신청을 간소화하고 동시 송출 관련 콘텐츠를 진행하는 등 신청을 독려했지만 신청자는 크게 늘지 않았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출시한 SOOP의 글로벌 앱은 지난달 5000달러(약 715만원) 미만의 수익과 약 8000회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SOOP·치지직 합산 MAU 추이/그래픽=최헌정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NAVER)가 운영하는 치지직이 트위치(Twitch) 유저를 흡수해 자리 잡은 지난해 3월 이후 SOOP과 치지직의 MAU(월간활성이용자) 합계는 457만~496만명 사이에서 오르내리며 박스권에 갇혀있다. 2021년 트위치와 SOOP의 MAU 합산이 600만명에 이르렀던 것에 비하면 크게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방송이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은 마이너한 분야이다 보니 이미 볼 사람은 다 보고 있다"며 "시청층을 다변화하는 게 양사의 과제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후발주자 치지직과의 경쟁이 치열하다. 치지직은 지난해 11월 SOOP의 MAU를 역전한 이후 지난달까지 5달 연속 우위를 점하고 있다. 평균 시청자 수 격차도 줄고 있다. 인터넷방송 통계 사이트 소프트콘뷰어십에 따르면 올해 SOOP의 평균 시청자 수는 14만171명으로 치지직의 11만589명보다 약 3만명 많다. 지난해 4월14일부터 올해 4월14일까지 1년간의 평균 시청자 수는 SOOP(14만856명)이 치지직(9만4751명)보다 약 5만명 많았다.
SOOP은 당장의 글로벌 사업 속도는 더디지만 장기적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시장의 성장은 이미 정체됐기 때문이다. SOOP 측은 글로벌 콘텐츠 쉐어링을 통해 한국에서의 콘텐츠를 해외에 공유하고 해외 기업과 B2B(기업 간 거래) 파트너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월 한국·태국·베트남 등 각국의 스트리머가 참여한 e스포츠 대회에 2일간 약 1만여명의 국내외 유저들이 참여하는 등 소기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영우 SOOP 대표는 지난 2월 컨퍼런스 콜에서 "모두가 주인이 되는 커뮤니티를 확대·성장시키는 SOOP의 핵심 가치를 실현하겠다"며 "국내외 사업을 효율화해 20% 중반의 영업이익률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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