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광풍에 조명받은 XR 시장...모바일·PC 대비 차별점 없어 성과 저조
최신 AI 기술 등 접목...메타, '메타퀘스트 4'·AR 글래스 '오리온'으로 선두 유지
퀄컴·구글과 손잡은 삼성전자, '프로젝트 무한' 공개...'제미나이' 연동 등으로 차별화
애플, '비전프로' 차세대 버전 준비...'비싸고 무겁다' 피드백 수용, 가벼운 모델 개발 중
XR 전시회 사진. 올림플래닛 제공
메타 오리온 이미지. 메타 제공
프로젝트 무한. 삼성전자 제공
메타, 삼성전자, 애플 등 글로벌 주요 제조사들이 차세대 확장현실(XR) 기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탑재한 다양한 기기가 시장에 출시되고 관심이 다시 집중되면서 XR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지 주목된다.
XR 시장은 2020년 메타버스 광풍에 힘입어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메타버스 거품이 꺼지면서 일반인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기기 구입 이후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소비자들의 물음에 완벽한 대답을 내놓고 있지 못해서다. 기존의 PC와 모바일로도 게임 플레이, 영상 시청 등이 가능한데, 비슷한 콘텐츠를 이용하려고 비싼 가격의 제품을 추가로 구매해야 하냐는 것이다.
이에 디바이스 출하량이 지속 하향하는 추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VR 기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 4% 감소, 전분기 대비 16% 감소하며 3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VR에 대해 하드웨어 한계와 더딘 비용 절감으로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AI와 결합된 AR 글래스는 올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XR 기기는 일반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하지 못했으나, 산업군에서는 '비용 절감'과 생산성 강화의 일환으로 관심받고 있는 추세다. 건설과 제조 등 전통 산업군은 XR 기기를 활용해 가상의 데이터와 이미지를 현실과 동일한 3D 환경에서 시뮬레이션하며 실패율을 줄여가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건설업에서는 지하에 매설된 관이나 전기줄 등 도면만으로는 확인이 어려운 요소들을 VR로 보며 파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반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유도해야 하는 XR 제조사들은 '최신 기술'로 승부를 볼 준비를 마쳤다. 2010년 초반 휴대폰이 스마트폰으로 전환된 것처럼 AI 등 최신 기술을 탑재한 신제품으로 기존에 할 수 없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면 시장 활성화가 본격화될 것이라 내다본 것이다.
'메타퀘스트'로 시장 주도권을 쥔 메타는 오는 9월 '메타 커넥트 2025'에서 차세대 기기 '메타퀘스트 4'와 '메타퀘스트 프로 2'를 공개하고, XR 개발자들이 차세대 컴퓨팅 환경을 쉽게 구축할 수 있는 도구도 함께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퀘스트 4'는 '시선 추적', '표정 캡처' 기능과 AI 기반의 향상된 사용자 경험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신제품은 사용자의 시선에 따라 화면을 제공해 더욱 효율적으로 리소스를 관리하고, 사용자의 표정을 실시간으로 아바타에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다.
'메타퀘스트'로 시장을 독점 중인 메타는 AR 글래스 신제품 '메타 오리온'을 통해 AR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70도의 넓은 시야각, 100g 이하의 가벼운 무게 등을 자랑하는 AR 글래스로 차세대 기술 리더십을 더욱 견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구글, 퀄컴과 협력하며 XR 시장에 본격 진출했고, '프로젝트 무한'을 글로벌 시장에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구글, 퀄컴과 협력해 개발한 플랫폼 '안드로이드 XR'을 '프로젝트 무한'에 탑재했다.
'안드로이드 XR'은 멀티모달 AI를 기반으로 해 사용자가 제품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사용자는 구글의 대형언어모델(LLM) '제미나이'와 대화하며 새로운 정보를 찾을 수 있고, AI는 사용자와의 대화 맥락을 이해하며 맞춤형 응답을 제공해 생활 속 AI 어시스턴스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안드로이드 XR'은 향후 출시할 각종 VR 기기와 AR 글래스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 적용되며 플랫폼의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무한'이 시발점으로, 물리적 한계를 초월한 공간에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선보이겠다는 회사의 의지를 담았다.
'프로젝트 무한'은 착용 중에도 주변 환경을 볼 수 있는 '패스스루' 기능과 멀티모달 센서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구글 맵으로 전 세계를 여행하거나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등 나만의 여가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또한 가벼운 무게와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편안한 착용감과 몰입감 높은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애플은 '비전프로'의 차세대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기존 모델보다 가볍고 저렴한 모델과 맥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비전프로를 두 가지 방향으로 개발 중이다.
지난해 1월 미국에서 출시, 판매국을 확장했던 '비전프로'는 3499달러, 600g 이상 무게로 접근성이 매우 떨어졌다. 이에 혹평을 받은 비전프로는 출시 초부터 부진한 성과를 거뒀고, 애플은 일반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애플은 맥과 연동하는 제품을 AR 글래스로 개발할 계획이었으나, 기술적 난관 등에 따라 다음 세대 비전프로로 전환했다.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은 애플이 맥 디스플레이를 스트리밍하거나 고급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에 연결하기 위한 초저지연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전환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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