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특화 '캔디 AI'
건강 데이터 유출 걱정 없이
건보·스마트워치 데이터 읽어
수면·심박수·운동 개인화 분석
배건규 사각 대표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며 자체 개발 AI모델 '캔디 AI'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유진 기자
"내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줘"라는 명령어를 입력하고 사용자 인증 정보를 넣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키, 몸무게, 혈압 같은 건강 정보가 화면에 나타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이 영양제를 추천해준다. 또한 "내 스마트워치 데이터를 분석해서 요약해줘"라는 요청에도 연동된 웨어러블 기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면, 심박수, 운동량에 대한 개인화된 분석을 내놓는다.
삼성전자에서 12년간 근무한 배건규 대표가 창업한 '사각'은 개인 건강정보를 활용한 초개인화 AI 솔루션 '캔디 AI(CANDiY AI)'를 개발한 딥테크 스타트업이다. 창업 3년을 갓 넘긴 사각의 핵심 기술은 '온디바이스 AI'로, 사용자의 민감한 건강 데이터가 기기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하면서도 맞춤형 건강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각이 개발한 솔루션의 가장 큰 차별점은 건강보험공단, 스마트워치 등에서 볼 수 있는 개인 건강 데이터를 사용자의 기기 안에서 분석하는 방식이다. 이른바 '소형언어모델(sLM)' 또는 '버티컬 AI'라 불리는 이 기술은 일반 AI 모델보다 작지만 특정 분야에 특화된 AI 모델을 개인 기기에서 구동할 수 있게 한다.
'사각'이 개발한 '캔디AI'의 솔루션 설명. 이미지=사각
11일 서울창업허브 공덕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난 배 대표는 "챗GPT는 1조개 이상의 파라미터(AI가 학습한 데이터가 저장되는 곳)를 가진 거대 모델이지만, 우리는 80억개 파라미터의 작은 모델을 쓴다. 그래야 스마트폰에서 구동된다"며 "이 작은 모델이 헬스케어에 특화돼 있어서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건강 조언을 제공한다"고 했다.
사각은 이미 국내에서는 아산병원, 차병원과 함께 약물·보조제 추천과 함께 맞춤형 조언을 제공하는 시범 서비스를 진행했으며, 참여자 만족도는 96%와 93.7%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비대면 진료가 가능해진다면 원격으로 의사를 연결해주는 서비스까지 할 수 있다
사각은 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주최 기관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연 스타트업 경연대회 '4YFN'에 참가해 최종 20위 안에 들었다. 이어서 GSMA의 'AI 활용 사례 라이브러리'에 국내 스타트업으로는 최초로 등재될 예정이다. 이 라이브러리는 전 세계 통신사들에 AI의 실제 활용 사례를 보여주는 플랫폼으로, 화웨이·에릭슨·IBM·차이나모바일·노키아 등 세계적 대기업 사례만 올라왔었다.
배 대표는 "앞으로는 애플리케이션(앱)들이 다 사라지고 AI 비서만 남을 거예요. 예를 들어 '에이전트야, 하나은행에서 국민은행으로 송금해줘'라고 하면 바로 처리되는 세상이 올 겁니다. 우리는 그중에서 헬스케어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 합니다."
사각은 올해 3분기부터 본격적인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최소 3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웠다. 또한 같은 시기에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해외 시장에서 수요가 많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5년 내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