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터 이용로 대표, 하라스포츠 장대영 대표가 코엑스에서 휠체어 장애인용 웨이트트레이닝 기구를 선보이고 있다. 김세훈 기자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 다양하게 상체 근력 강화 운동을 할 수 있는 웨이트 트레이닝 기구가 나왔다.
장애인 운동을 보급하고 있는 ‘디딤터’ 이용로 대표는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포엑스에서 휠체어 장애인들이 근력 강화 운동을 할 수 있는 웨이트트레이닝 기구를 제작해 첫 선을 보였다.
이 기구는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 상체 근력 운동을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이 대표는 “가슴, 어깨, 등, 승모, 이두, 삼두 등 상체 6개 근력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 기구 6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 기구 옆으로 들어가 바벨을 들면 된다. 허리 힘이 약하거나 거의 없는 장애인을 위한 운동 기구라 단단한 등받이가 필수로 장착됐다. 장애가 심한 경우에는 손목, 어깨, 팔꿈치 등 관절 가동범위가 작을 수 있어 손잡이 부분, 바벨 연결 부위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 대표는 “비장애인은 허벅지 근육이 가장 크지만 휠체어 장애인은 가슴 근육이 가장 큰 근육”이라며 “가슴 근육을 중심으로 상체 근육을 가능한 한 많이 키워야만 힘도 쓸 수 있고 당뇨, 비만, 심혈관 질환 등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과거 보디빌더 선수로 활약했다. 액션 영화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었다. 그는 1990년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쓰지 못하게 되면서 배우의 꿈을 접었다. 당시 그는 휠체어 테니스를 시작했고 1999년 방콕과 2002년 부산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따냈다. 이 대표는 체육학박사로 대학에서 장애인 체육 관련 강의를 했고 운동처방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18년 하반신 마비 장애인 보조 로봇을 착용한 상태에서 평창올림픽 성화도 봉송했다.이용로 대표가 2018년 하반신 마비 장애인 보조 로봇을 착용한 상태에서 평창올림픽 성화도 봉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에 따르면 노년기 근육 1㎏은 1400만~1600만원 어치 의료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근테크’라는 말도 나왔다. 이 대표는 “휠체어 장애인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웨이트 트레이닝 기구가 없어 근력 운동을 하기 힘들었다”며 “장애인이든 노인이든 휠체어를 타는 모든 사람들이 근력 강화 운동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전문 운동기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기를 직접 설계했고 제작은 하라스포츠 장대영 대표가 맡았다. 이 대표는 현재 경기 하남에서 디딤터 재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장 대표는 전북 군산에서 웨이트 트레이닝 기구를 전문적으로 제작하고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