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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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대한장애인체육회 신임 선수촌장으로 임명된 전선주 촌장은 장애인 체육의 산증인이다. 세 살 때 소아마비 장애를 안은 전 촌장은 1988년 서울패럴림픽을 보며 장애인 체육을 처음 접했고, 스무살 넘어 느지막이 장애인 체육 현장에 뛰어들었다. 운명처럼 만난 좌식배구 국가대표를 지낸 그는 선수 은퇴 후 2018년 평창동계패럴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상황실장, 대한장애인체육회 시설운영부장, 훈련육성부장, 미래전략실장 및 감사실장 등을 역임했다. 장애인 체육 현장과 행정 실무를 두루 겸비한 '멀티 플레이어'로, 장애인 체육 바닥의 생리를 잘 아는 전문가다. '촌장 전선주'에 대한 현장의 기대감이 큰 이유다. 이천선수촌장 임명장 수여식이 진행된 지난 1일 서울 올림픽회관에서 만난 전 촌장은 "내가 선수 땐 변변한 훈련장, 숙박 시설도 없었다. 모텔을 전전하며 배달음식을 시켜먹었다. 그땐 태릉선수촌이 부러웠고, 장애인 체육인을 위한 보금자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이천선수촌이 있다. 우리 후배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자 현장 직원들에겐 소중한 일터다. 공감과 소통을 통해 이천을 조화롭게 한번 꾸며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 촌장이 생각하는 이천선수촌 첫 번째 키워드는 안전, 두 번째 키워드는 보호다. 선수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보호받을 때야 비로소 최대치의 성과가 나온다는 생각이다. 2년간 시설운영부장을 지낸 전 촌장은 "이천선수촌이 2009년 개관한 이후 유지보수 상황이 많이 증가했다. 선수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중점적으로 신경써야 한다"며 "100번, 1000번 잘해도 한 번에 잘못되는게 안전사고다. 이천선수촌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번 대형 산불 사태를 보며 '산불이 났을 때 대책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전 촌장은 "내가 시설부장을 할 때 수영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바로 CCTV가 감지하는 시스템을 설치했다. 천장공사를 중 작은 화재가 난 적도 있는데, 바로 출동해서 조기에 진화한 사례가 있다. 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또 만약에 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우리 직원들이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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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전 촌장은 선수, 지도자할 것없이 모든 구성원이 보호받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전 촌장은 "지난해 12월 스포츠윤리센터의 실태조사에서 지도자에 대한 인권침해 실태가 심각한 걸로 나왔다. 지금까지 우리가 '선수만' 강조했지만, 지도자도 소중한 한 축이다. 선수 인권은 물론 지도자의 인권도 잘 보호될 수 있도록 처우 개선 등을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전 촌장은 이천선수촌을 '전쟁터'에 비유했다. 전문체육 현장과 가장 맞닿아 있는 곳이다. '전쟁터'에 나간 군사의 목적이 승전이듯이, 이천선수촌의 존재 이유도 승리다. 전 촌장은 "2023년 베이징패럴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쳤다. 내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 최우선 목표는 메달 획득"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우선 공정한 선수 선발이 이뤄져야 하고, S·A·D 그룹 체계를 고도화해서 우수 선수를 집중 지원하고, 작년 파리패럴림픽에서 스포츠과학을 통해 보치아와 같은 종목에서 성과를 냈듯이 스포츠과학 맞춤형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촌장은 계속해서 "스포츠과학을 확대하려 해도 선수, 지도자가 동의하고 참여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 대한 이해와 협조가 시급하다. 예를 들어 선수들이 종목별 기능 훈련만 하면 부상이 많이 발생한다. 종목별 부상방지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 장애인 체육인의 전반적인 수준을 높여줄 '경기력 향상 센터' 구축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 촌장은 중장기적인 차원에선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54%, 20세 미만 특수교육 대상자는 11만명이다. 이중 패럴림픽과 파라아시안게임 에 나설 수 있는 지체장애 학생 수는 9000여 명에 불과하다. 선수 풀 자체가 적은 상황, 양보다는 질을 늘려야 한다. 김윤지(노르딕) 이평강(태권도) 유수영(배드민턴)과 같은 '재능러'들은 '뚝딱' 탄생하지 않는다. 전 촌장은 "내 경험상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운동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장애학생 누구나 학교에서 체육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한국교원대 특수체육중고등학교도 곧 개교한다. 이 특수체육중고와 신인선수 발굴은 일맥상통한다. 학교체육, 드림패럴림픽, 서울림운동회(스포츠조선-서울시장애인체육회 주최)와도 다 연계돼 있다"며 유소년, 꿈나무 발굴에 집중할 뜻을 전했다. 그는 끝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모두가 같은 사회 구성원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런 관심은 장애인 체육의 밑거름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