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MVP 도전 김선형
평균 12.94득점 등 맹활약
SK 정규리그 우승 이끌어
37세지만 에이스 역할 톡톡
한 팀서 15년째 ‘원클럽맨’
“최고의 자리 지키고 싶어
지옥 훈련 기꺼이 이겨내”
통산 세 번째 한국프로농구(KBL)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 수상에 도전하는 김선형. 임정우 기자“자 이제 쇼타임을 시작해볼까.” 한국프로농구(KBL) 서울 SK나이츠의 간판 스타 김선형(37)이 경기에 앞서 외치는 주문이다. 매년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경기장을 찾는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농구에 몰두한 그는 올해로 15년째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1년부터 SK나이츠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선형은 KBL에 몇 없는 원클럽맨이다. 2024~2025시즌 소속팀 서울 SK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김선형의 경기력을 보면 1988년생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수식어가 이름 뒤에 붙을 정도로 맹활약을 펼친 그는 올 시즌 생애 세 번째 최우수선수상(MVP) 수상 기회까지 잡았다.
김선형은 최근 경기 용인 SK나이츠 양지체육관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면서 “팀과 개인 성적이 모두 잘 나와 기분이 좋다. 올 시즌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훈련을 열심히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해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경쟁이 치열한 프로 세계에서 10년 넘게 활약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은퇴를 고려하는 나이에도 김선형처럼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더욱 어렵다. 특급 기대주에서 KBL을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나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김선형은 “경쟁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경쟁을 피할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즐기려고 한다. 신인 시절에는 선배들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했다. 고참이 된 뒤에는 후배들에게 따라잡히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각기 다른 즐거움이 있는데 은퇴하기 전까지는 경쟁을 즐겨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선형은 “주변에서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특정 나이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한계를 정하는 순간 발전이 멈추기 때문이다. 농구 선수 김선형으로서 최대한 올라가보고 싶은 만큼 앞으로도 발전을 거듭해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중학교 1학년 때 농구를 시작한 김선형은 지금도 경기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밝혔다. 그는 “농구를 한 지 벌써 2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설레고 떨린다. 단 한 번도 하기 싫었거나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없다. 농구를 한 건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자신의 가장 큰 재능으로 그는 노력을 꼽았다. 김선형은 “꾸준한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 경기와 한 시즌이 모여 15시즌이 완성됐다. 프로 데뷔 이후 15년간 꾸준히 노력한 나 자신이 대견하다”고 설명했다.
KBL에서만 통산 611경기를 뛴 김선형은 지금도 스타 선수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농구에 매진하는 삶을 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더욱 그랬다. 8주간 진행된 전지훈련에서 김선형은 하루도 빠짐없이 모든 일정을 소화했다.
김선형은 “비시즌에 하는 운동은 정말 고통스럽다. 훈련 강도가 상상 이상으로 높아서 지옥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힘든 훈련을 이겨내서 그런지 확실히 올 시즌 성적이 잘 나오는 것 같다. 몸 상태가 역대 최고라고 생각되는데 앞으로도 준비만 잘하면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은퇴하기 전까지 모범을 보이는 선배가 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김선형은 “15년간 프로 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한 가지는 준비 과정의 중요성이다. 선배라는 이유로 훈련을 한 번씩 빠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경기력 하락으로 이어진다. 누구에게도 지기 싫은 건 지금도 똑같다. 경기장에서 계속 웃고 싶은 만큼 아무리 힘든 훈련이라도 잘 견뎌내보겠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48경기에 출전해 평균 득점 12.94점, 도움 4.35개 등을 기록한 김선형은 오는 9일 진행되는 KBL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통산 세 번째 대상 수상에 도전한다. 그는 “올 시즌을 최고의 한 해로 만들기 위해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MVP까지 수상하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형은 소속팀의 승리를 위해 경기장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는 자신만의 루틴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장 화장실을 사용하면 팀이 패배하는 독특한 징크스를 갖고 있다. 팀이 승리하는 게 가장 중요한 만큼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꾹 참는다. 앞으로도 경기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건 안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통산 세 번째 한국프로농구(KBL)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 수상에 도전하는 김선형. 임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