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연 골키퍼의 눈부신 선방쇼와 이혜원의 결정력이 빛난 밤이었다. 부산시설공단이 전승 우승을 노리던 선두 SK슈가글라이더즈를 제압하며 정규리그 4위로 도약, 포스트시즌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부산시설공단은 5일 저녁 8시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삼척시민체육관에서 열린 신한 SOL페이 24-25 핸드볼 H리그 여자부 3라운드 제6매치 데이 경기에서 SK슈가글라이더즈를 26-24로 꺾고 2연승을 질주했다.
이 승리로 11승 9패(승점 22점)를 기록한 부산시설공단은 서울시청(승점 21점)을 밀어내고 4위로 올라섰다. 반면, 19연승을 내달리던 SK슈가글라이더즈(19승 1패)는 시즌 첫 패배를 당하며 전승 우승의 꿈이 무산됐다. 사진 승리를 확정하고 기뻐하는 부산시설공단 선수들,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부산시설공단 골키퍼 김수연이었다. 상대의 결정적인 슛을 수차례 막아내며 무려 21세이브, 46.67%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후반 SK의 거센 추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골문을 지켜낸 김수연이 MVP로 선정됐다. 특히 역대 13호 통산 800세이브라는 금자탑까지 쌓으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수연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꼭 필요한 경기였고,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뛰었다. 지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말자고 다짐했고, 그 마음으로 간절하게 임했기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공격에서도 이혜원이 7골을 기록하며 전반과 후반 모두 흐름을 주도했다. 권한나는 강력한 중거리포와 페인트 플레이로 5골을 더했고, 김진이도 4골을 보탰다. 송해리는 통산 200골을 돌파하며 팀의 공격에 무게감을 실었다.
전반 초반부터 부산시설공단은 높은 슈팅 성공률과 빠른 역습으로 흐름을 잡았다. 김수연의 연속 선방과 이혜원·신진미의 연속 골로 6-4 리드를 잡았고, 이후에도 김진이·송해리의 득점이 이어지며 13-10까지 달아났다. 부산시설공단이 14-12로 앞서며 전반을 마쳤다. 사진 경기 MVP 부산시설공단 김수연 골키퍼,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후반에도 부산시설공단의 기세는 이어졌다. 강은혜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얻고 출발한 부산시설공단은 문수현과 권한나의 연속 골, 이혜원의 속공까지 더해지며 18-12, 6골 차로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지난 경기에도 앞서다 후반에 역전을 당했기에 불안한 리드가 이어졌다. 특히 SK슈가글라이더즈가 추격에 나서면서 2골 차까지 쫓기며 역전의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결정적 순간마다 김수연의 선방이 터지며 리드를 지켰고, 이혜원과 권한나의 골로 물꼬를 트면서 다시 격차를 벌렸고 결국 26-24로 마무리했다.
SK슈가글라이더즈는 송지은이 8골, 강경민과 강은혜가 각각 5골을 넣으며 활약했지만, 초반 리드를 빼앗긴 뒤 끝내 역전에는 실패했다. 박조은 골키퍼는 15세이브를 기록하며 역대 8호 1400세이브 달성이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으나, 팀의 패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규리그 남은 1경기를 앞두고 4위로 올라선 부산시설공단은 이제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마지막 경쟁에 나선다. 김수연은 “우리 플레이만 잘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믿는다. 올라간다면 쉽게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가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강원 삼척=김용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