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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 신진서 9단 ● 안성준 9단 초점14(172~185)
절대 강자 1인자라 하더라도 1년 동안 한 판도 지지 않은 기록은 세계를 둘러봐도 없다. 누가 언제 백발백중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갔을까. 첫째가는 기록이 일본에서 있었다. 60년을 더 거슬러간 1964년. 그때 일본 바둑은 사카타 에이오가 지배했다. 공격할 때나 위험한 돌을 살릴 때에도 한 수에 효율을 가득 담았다. 그런 수가 얼마나 날카로운지 '면도날'로 통했다. 결승 무대에서 일곱 차례 우승했고 29연승은 지금까지 일본 1위 기록으로 남아 있다. 30승2패로 승률 93%를 넘었다. 이 기록을 뒤로 물릴 사람이 나타날까.
이창호는 1988년 프로 3년째에 75승10패로 승률 88.2%를 썼다. 30년 넘게 지킨 최고 기록이 2위로 내려간다. 2020년 신진서는 10패를 당한 뒤 4승을 더했고 그 순간 76승을 기록해 승률 88.4%를 올리며 이창호를 넘었다. 열에 여덟 번은 이기는 1인자가 또 벽을 넘어 아홉에 이를 수 있을까.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온 연승 행진은 25에서 멈췄다. 2025년만 보면 22승2패로 승률이 91%를 넘는다.
흑79로 젖히니 백이 두 집을 낼 공간이 사라졌다. 살려면 가운데에서 집을 만들거나 흑 약점을 찔러야 한다. 백84에 두어야 한다. <참고도> 백1에 둔 뒤 패를 피해 3에 이어 살았다고 생각하면 지옥문이 열린다. 흑4에 끼우고 6에 는다. 흑 두 점을 잡아도 집이 나지 않는 모양이다.
[김영환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