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3일 서울 시내에서 이동하는 가족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 그 정도로 낮은 수치의 출산율을 들어본 적도 없어요.”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주립대 명예교수)
통신 3사의 육아휴직 사용률(남녀 전체)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KT 육아휴직 사용률이 ‘29.3%’로 가장 높았고, LG유플러스의 경우 남자 육아휴직 사용률이 ‘19%’로 수위였다.
대표적인 저출산 정책 중 하나로 꼽히는 육아휴직 관련 정보가 공개되면서 ICT 기업들도 이를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가 한 인터뷰에서 한국의 2022년 기준 합계 출산율(0.78명)을 듣고 머리카락을 부여잡은 채 충격을 받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2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통신 3사 중 남녀 전체 육아휴직 사용률은 KT 24.3%(2022년)→ 26.2%(2023년)→ 29.3%(지난해) 등으로 통신 3사 중 지난해 기준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 38%→ 37%→ 27%였고, SKT는 17%→ 29%→ 26% 등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 사용률 계산식은 육아휴직 사용자 수/당해 출생일로부터 1년 이내 자녀가 있는 근로자 수 등을 통해 구한다. 단 계산식과 관련해 금융감독원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은 기업도 존재한다.
특히 저출산 대책 중 하나로 꼽히는 ‘남자 육아휴직 사용률’은 LG유플러스가 19%로 가장 높았고, SKT가 8%로 가장 낮았다.
마찬가지로 ‘육아휴직 복귀 후 12개월 이상 근속자(남·여 전체)’는 KT가 574명(2022년)→ 613명(2023년)→ 771명(지난해) 등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통신 3사 중 직원 수가 가장 많은 것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동기간 LG유플러스는 187명→ 289명→ 361명 등이었고, SKT는 45명→ 38명→ 40명 등으로 집계됐다. SKT는 직원 수가 가장 적다는 점을 고려해도 복귀 후 근속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저출산 문제 해결 및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최대 1년의 추가 육아휴직 기간을 제공하고 있고, 남자 임직원들의 이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며 “또 업무 복귀 시 공백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내부 교육 등 다방면으로 지원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출산과 육아에 친환경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해 임직원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돕고, 국가적 과제인 저출산 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리원 신생아실 모습. [헤럴드경제 DB]
올해부터 기업공시 작성 기준 개정으로 공시 의무를 지닌 기업들은 ‘육아휴직 사용률 및 복귀 후 12개월 이상 근속 현황’ 등을 게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육아휴직 사용률 및 복귀 후 12개월 이상 근속 현황 ▷임신기·육아기 단축근무 사용률 ▷배우자 출산휴가 사용률 등이 대상이다.
기업 내 저조한 육아휴직 사용, 경력 단절 등 수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육아휴직이 미온적이었던 문화를 가진 기업으로서는 부담이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로 직장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국내에서 남자 육아휴직 법적으로 가능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건 맞나(금융권)” “회사에서 육아휴직 쓰면 팀에서 방출한다고 한다(외국계 IT 기업)” “육아휴직 중에 퇴사 권유를 받았다(온라인 여행사)” 등 육아휴직 관련 고민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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