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입업계 투톱 신작 흥행가도
넥슨 카잔 K액션게임 저력 입증
마비노기 모바일 양대 마켓 1위
크래프톤 인조이 세계차트 정상
경쟁작인 심즈 독주 깨질지 주목
위쪽부터 크래프톤 '인조이'와 넥슨 '퍼스트 버서커: 카잔' 연합뉴스
넥슨과 크래프톤의 신작들이 초반 흥행에 청신호를 켜며 전세계 게임 시장에 화려한 출사표를 냈다. 특히 지난달 말 공개된 PC·콘솔 신작인 크래프톤의 '인조이'와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나란히 호평을 받으며 글로벌 게임 플랫폼인 스팀 매출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등 해외 게이머들까지 사로잡았다. 한동안 모바일 위주로 매출을 올리며 '리니지 라이크' 장르에 집중했던 한국 게임사들이 이제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조이, 심즈 아성 무너뜨릴까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는 지난달 28일 출시 40분 만에 스팀 글로벌 최고 인기게임 차트 1위에 오르고, 다음날 기준 최고 동시접속자 수 8만7000여명을 기록했다. 주말 동안 매출 순위는 2위로 내려왔으나, 앞서 해보기(얼리엑세스) 버전임에도 스팀 유저 '매우 긍정' 평가가 84%에 육박하며 장기 흥행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인조이가 비슷한 장르의 대표 시리즈 '심즈'의 독주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심즈의 신작이 10년 이상 공백인 시점에 인조이는 최신 그래픽 기술과 섬세한 커스터마이징, 풍부한 감정 표현 등의 강점으로 도전장을 내밀며 이용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아직 얼리 액세스 형태로 선보인 미완성 버전인 만큼, 이용자 의견을 기반으로 콘텐츠 업데이트가 이어질 예정이다.
인조이가 크래프톤의 대표작 '펍지(배틀 그라운드)'에 이어 새로운 대표 지식재산(IP)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현재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장기 흥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1개의 히트작에 의존한다는 우려도 팽배한 상황이다. 이에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의존도를 줄이고, 수익을 다각화 하기 위해 IP 발굴에 힘쓰고 있다.
한 사용자는 인조이 리뷰게시판에 "심즈를 10년 이상 해온 게이머 입장에서 인조이는 환상적(fantastic)이며, 일부 부족한 면이 있지만 앞서 해보기 게임으로서 이정도면 경이로운 수준"이라며 "사용자가 거의 대부분의 환경과 상호작용할 수 있어 재미가 넘친다. 어떤 내용이 더 추가될지 기대된다"고 적었다.
■카잔·마비노기 모바일 쌍끌이 흥행하나
같은 시기 출시된 넥슨의 카잔도 해외 유저들의 호평을 받으면서 'K-액션 게임'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스팀 전체 리뷰에서 최상위 등급인 '압도적 긍정'을 확보했고, 스팀 글로벌 매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수의 게임 평론 사이트에서도 80점대를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조작이 까다롭고, 일부 매니아 층을 공략하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장르임에도 최고 동시접속자 수 3만2929명을 달성하며 한국산 액션 게임이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여기에 개발진들이 스팀 이용자 의견에 직접 댓글을 다는 등 소통도 적극적으로 진행하며 신뢰를 얻고 있다.
한 게이머는 리뷰 게시판에 "나는 보통 게임 엔딩을 봐야만 리뷰를 쓰는데, 이번 게임은 완성도가 너무 뛰어나 놀랐다"면서 "네오위즈의 P의 거짓,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에 이어 아시아 게임업체가 소울라이크 게임에서 또 한방을 터뜨렸다"고 적었다.
이번 성과가 더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 게임사들이 PC·콘솔 쪽에서 상대적 약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한국은 모바일·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로 급성장한 사례가 많았지만,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안착하기 위해서 콘솔이나 PC 게임 경쟁력을 더 갖춰야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올해 △시프트업 '스텔라블레이드'의 PC 버전 △펄어비스 '붉은 사막' △넷마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PC·콘솔 버전 등 신작 출시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기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한편, 넥슨은 신작 '마비노기 모바일'도 인기를 모으며 미소 짓고 있다. 장수 IP '마비노기' 원작의 감성과 감동을 그대로 담아낸 '마비노기 모바일'은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게임 1위에 오르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출 순위 부문에서는 앱 스토어 1위, 구글 플레이스토어 6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게임 이용자들의 평가가 상승하고 입소문을 타며 동일 장르 대비 최고 수준인 구글 평점 4.6점을 기록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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