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적 옵션 강화? 이득기 범벅, 이지선다 강제로 여전히 공격만 유리해
반다이남코가 '철권8' 시즌2를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팬들의 만족감을 채워주긴 커녕 시즌1보다 붕괴된 배틀 밸런스 환경과 치명적인 버그로 비난 세례를 받고 있다.
반다이남코는 4월 1일 철권8 시즌2 업데이트를 출시했다. 업데이트는 과도한 어그레시브 요소를 수정해 방어적 옵션을 강화하고 캐릭터 밸런스 재조정으로 보다 플레이어의 실력을 분별할 수 있는 배틀 환경을 만든다는 게 핵심이다.
시즌1이 주춤하면서 이용률이 급감한 만큼 유저들은 시즌2의 반등을 기대했다. 하지만 업데이트 적용 전부터 불안감이 감돌았다. 개발진은 시즌2를 소개할 때 "1년 동안 분석된 데이터로 플레이어 피드백을 접수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선했다"고 전했다.
마이클 머레이 철권8 디렉터는 "철권8의 어그레시브 콘셉트는 유지하며 밸런스를 조정할 것이다. 철권을 한 번도 하지 않은 게이머가 본인도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게임이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하라다 카츠히로 반다이남코 철권 프로듀서는 "베테랑과 프로게이머의 의견을 모두 수용할 경우 신규 유저들이 난항을 겪는다. 그래서 밸런스를 맞추기가 어렵다. 베테랑 사이에서 불만이 많으니까 대회를 개최하면 신인들이 우승할 줄 알았다. 하지만 여전히 우승은 베테랑들의 몫이다. 솔직히 왜 불만인지 모르겠다"며 신규 유저 위주의 방향성을 강조했다.
- 기대보다 불안감을 심었던 시즌2 라이브 방송
시즌2 내용이 공개되자 유저들은 반발했다. 기존 유저가 게임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데 신규 유저는 어떤 재미를 찾아서 유입을 기대하는지 의문이라는 주장이다.
게다가 시즌2 내용을 살펴보면 이지선다 강제화, 콤보 안정화로 이어지는 파워 인플레이션, 프레임 이득 기술 범벅인데 어떤 방식으로 방어적 옵션을 강화했는지 모르겠다는 의문을 던졌다.
유저 반발이 거세지자 반다이남코는 히트 시스템 전략적 옵션 확대, 히트 시스템 내 공격과 방어 밸런스 재조정, 컨트롤 개선으로 방어 기술 강화, 잡기 시스템 재조정 등 시즌2 정식 출시 전 긴급 조정 방안을 내세웠다.
개발진이 FGT조차 진행하지 않았다면 소신 있게 밀어붙였어야 유저들도 신뢰할 수 있는데 갈팡질팡 기조를 잡지 못하자 불안감이 커졌다.
- 아빠킹의 시즌2 변경점 알아보기
시즌2는 유저 예상대로 흘러갔다. 프레임 이득 기술이 많으니까 공격하는 입장에선 계속 공격을 이어나갈 수 있다. 반대로 방어 입장에선 상대가 큰 기술을 내지르지 않는 이상 반격 기회를 얻기 어려운 처지가 된다.
이 때 캐릭터마다 추가된 신규 스킬이 골머리를 안겼다. 대다수가 높은 프레임 이득, 횡 잡기, 콤보 연계 윤활유 역할을 수행해 공격자의 메리트를 대폭 끌어올렸다.
아스카 카자마의 신규 기술인 '9LP RP'로 예를 들면 시계 횡을 잡으면서 프레임 이득도 높다. 여기에 상, 중단으로 퍼올릴 수 있어 불안정했던 콤보 루트를 기존보다 쉬운 방식으로 운용할 수 있다. 파워 인플레이션이 높으니까 방어자는 이지선다 심리전에서 한 번만 실패해도 패배까지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데빌 진'이 있다. 히트 인게이지 시 방어자는 하단(나락 쓸기)와 데빌 블래스터 잡기, 까마귀 자세 히트 대시 콤보 중 하나를 찍어야 한다. 히트 대시 콤보뿐만 아니라 나락 쓸기 콤보 대미지도 70 정도로 매우 높아졌다.
나락 쓸기를 막을 경우에는 반격 리턴이 확실하게 제공되지만 공격자에게 선택 카드가 다양한 만큼 방어자가 매우 불리하다. 개발진들이 어느 구간에서 방어적 옵션을 강화했는지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다.
- 무릎 선수의 환상적인 데빌 진 콤보
'박수 메타'와 폴 피닉스 버그는 시즌2가 얼마나 엉망인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박수 메타는 잭8의 신규 기술 'RP LP 8AP'로 탄생된 말이다. 중단에 프레임 이득도 유리하고 가드 대미지도 있으며 종료 시 자세로 파생되기 때문에 상대에게 이지선다를 걸기도 용이하다.
워낙 빠르고 파생 기술이 다양하니까 횡 이동이나 파워 크래시로 파훼하기도 어렵다. 기본 파훼 방법은 8AP 점프 순간에 차단하는 것인데 샤오유 등 일부 캐릭터를 제외하고 끊었을 때 콤보로 연계할 수 없기 때문에 상대 입장에서는 방어 시 리턴값이 낮다.
폴 피닉스의 경우 6AP로 상대를 가드시키고 레버를 3 유지 시 특수 자세를 시전하는데 이 때 RK나 LK RP를 시전하면 상대의 가드를 파괴시키는 버그가 발견됐다.
정상적으로 가드를 파괴하니까 상대는 일부 대미지를 허무하게 당하고만 있어야 한다. 승부에 영향을 미치는 치명적인 버그다. 시즌2 출시 직후부터 발견되어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는데 반다이남코는 이를 핫픽스로 수정하지 않았다.
- 시즌2에서 화제로 떠오른 잭8의 박수 기술
그 결과 시즌2 출시 이후 철권8의 스팀 평점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이케다 코헤이 반다이남코 철권8 디렉터의 "철권8 시즌2가 시작됐다. 재밌게 즐기길 바란다"는 X 메시지에는 수많은 비난과 시즌2 철회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공격자만 재밌는 게임", "반다이남코 개발진 중 방어를 제일 잘하는 사람이 방송을 켜서 보여주길 바란다", "게임을 해보고 만드는 것이냐", "1년 동안 공들인 결과물이 이 정도면 철권의 미래는 없다", "이 상태로 대회 개최할 생각은 아니지?", "죽창 게임도 정도껏 해야지", "기존 유저들이 재미없는데 신규 유저가 와서 재밌게도 즐기겠다"로 요약할 수 있다.
철권8 시즌2를 분석하는 프로게이머와 스트리머들도 시즌2 방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DRX 소속 철권 프로게이머 무릎 배재민 선수도 폐허가 된 주택 사진과 함께 "시즌2 이럴 줄 몰랐다"는 메시지로 한탄했다.
철권8은 2025 e스포츠 월드컵, 아시안 게임 종목으로 선정된 글로벌 대표 격투 게임이다. 하지만 시즌2는 유저들의 반응만 봐도 플레이 재미와 시청 재미를 모두 상실했는데 과연 반다이남코가 이를 해결할 획기적인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철권8 최초 대체로 부정적 등급에 충격을 금치 못하는 무릎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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