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멕시코 대회서 난적 얼섹에게 만장일치판정승
![]() |
▲ 브랜든 모레노(사진 왼쪽)가 고국인 멕시코에서 첫승을 신고하고 손을 번쩍 들고 있다. |
ⓒ UFC 제공 |
전 UFC 플라이급(56.7kg) 챔피언 '어새신 베이비' 브랜든 모레노(31·멕시코)가 고국 멕시코에서 첫 승을 거뒀다.
UFC 플라이급 2위 모레노는 30일(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 아레나 CDMX에서 있었던 'UFC 파이트 나이트: 모레노 vs. 얼섹' 메인이벤트에서 8위 '아스트로 보이' 스티브 얼섹(29·호주)에게 만장일치 판정승(49-46, 49-46, 49-46)을 거뒀다.
"비바 멕시코" 외친 모레노
9년을 기다려 온 홈경기 승리다. 2016년 UFC에 입성한 모레노는 그간 멕시코 홈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다. 이상할 정도로 풀리지 않았다. 2017년 세르지오 페티스에게 패하고, 2019년 아스카 아스카로프와 비겼다. 지난해엔 브랜든 로이발에게 스플릿 판정패하며 징크스가 이어졌다.
고국 무대에서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다는 점에서 마음의 부담도 어느 정도 있었다. 그래서일까. 마침내 승리를 거두자 힘차게 "비바 멕시코"를 외쳤다.
모레노는 시작부터 강력한 훅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얼섹은 수차례 큰 훅을 얻어맞고 뒤로 물러났다. 얼섹의 잽은 대체로 모레노의 가드에 막히며 큰 데미지를 주지 못했다. 4, 5라운드엔 모레노가 얼섹을 그라운드로 내려가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무리해서 녹아웃을 노리기보다는 승리 자체에 초점을 맞춘 듯했다.
모레노는 첫 홈경기 승리해 감정이 벅차올라 눈물을 흘렸다. 그는 멕시코 관중에게 "많은 분들이 경기 티켓을 구입해 이 경기를 보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단 걸 알고 있다. 이번 승리를 여러분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다음 목표는 홈에서 타이틀을 되찾는 거다. UFC는 멕시코 독립기념일 주간인 오는 9월 14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노체 UFC 320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모레노는 헌터 캠벨 UFC 최고사업책임자(CBO)를 향해 "내가 대회 흥행을 이끌 수 있다고 믿는다"며 타이틀전을 요구했다.
UFC 플라이급 챔피언 알레샨드리 판토자의 다음 상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랭킹 4위 카이 카라-프랑스가 아직 정식 경기에선 판토자와 붙어보지 않아 가장 유력한 상대로 꼽힌다. 다음 타이틀전이 빠른 시일 안에 열린다면 그 승자가 9월에 멕시코에서 모레노와 대결하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다.
한편 얼섹은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지난해 UFC 301에서 챔피언 알레샨드리 판토자와 호각으로 싸워, 비록 패했지만 앞으로 미래가 밝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이제 타이틀 도전권과는 완전히 멀어졌다. 오버핸드 훅 방어 약점과 소극적인 경기 운영은 고쳐지지 않았다.
얼섹은 "잘 때렸다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충분치 않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여기에 굴하지 않고 계속 나아지겠다.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고 다짐했다.
![]() |
▲ 마누엘 토레스의 묵직한 킥이 드류 도버의 안면 쪽으로 들어가고 있다. |
ⓒ UFC 제공 |
터프가이 토레스의 진화
코메인 이벤트에선 UFC 라이트급(70.3kg)의 '광인(엘 로코)' 마누엘 토레스(30·멕시코)가 드류 도버(36·미국)를 1라운드 1분 45초 원투 펀치에 이은 해머피스트로 TKO시켰다. 커리어 15번째 1라운드 피니시다.
도버는 자신이 정신을 잃었던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일어나 '왜 경기를 중단시켰냐?'고 물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난 경기 이그나시오 바하몬데스에게 카운터 펀치를 맞아 KO패한 토레스는 하드 펀처인 도버를 맞아 신중하게 싸웠다. 무작정 달려들지 않고, 치고 빠지며 기회를 엿봤다. 그러다가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긴 원투 펀치로 도버를 녹다운시켰다. 이어진 해머피스트에 터프한 도버도 정신을 잃었다.
토레스 또한 "여러분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해낼 수 없었다"며 멕시코 홈 관중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정말 놀라운 기분이다. 내가 세계 최고다"고 소리쳤다. 다음 목표는 톱15다. 그는 "멕시코의 이름으로 더 많은 걸 해낼 수 있다"며 "노체 UFC 320에서 랭킹 15위 안에 있는 선수와 싸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한국 UFC 레전드 '코리안 좀비' 정찬성(37)은 파이팅 레디 팀메이트 켈빈 게스텔럼의 미들급(83.9kg) 경기를 보기 위해 아레나 CDMX를 찾았다. 하지만 상대 조 파이퍼가 건강 이상을 호소하여 게스텔럼의 경기는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