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양, 장인영 기자) 가수 지드래곤이 돌아왔다.
29~30일 지드래곤은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세 번째 월드투어 '위버맨쉬'(Übermensch)를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솔로 가수 역대 최대 규모의 투어 기록을 세운 두 번째 월드투어 '모태(M.O.T.T.E)' 이후 8년여 만으로, 티켓 오픈 16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한 데 이어 시야제한석까지 오픈해 지드래곤의 여전한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지드래곤의 오랜만인 국내 공연이었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주말 내내 돌풍 등 기상 악화로 인해 예기치 못한 '지연 이슈'가 발생했다. 당초 오후 6시 30분에서 오후 7시로 본공연 시간이 지연됐지만, 첫날 공연의 경우 7시에도 본공연은 시작되지 않았다.
마침내 7시 43분께 장미꽃 퍼재킷을 입고 등장한 지드래은 '파워(POWER)'로 강렬한 포문을 열었다. 막콘의 경우 태양과 대성이 게스트로 등장해 함께 '홈 스위트 홈(Home Sweet Home)' 무대를 꾸몄으나, 첫콘에서 지드래곤은 홀로 무대를 채우며 녹슬지 않은 스웨그를 뽐냈다.
지드래곤은 "안녕하세요. 잘 지냈나요. 지드래곤이 돌아왔다. 8년 만에 공연인데 놀 준비 되셨냐. 저는 부끄러움이 많다. 환호성이 작으면 삐져서 돌아갈 거니까 서로 노력하자"며 호응을 유도했고, 팬들은 기댜렸다는 듯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지드래곤은 공연 지연에 대해 사과, "오늘 날씨가 너무 추운데 이렇게 (늦게) 시작하게 돼 죄송하다. 고양에선 처음 콘서트를 해보는데 이렇게 예쁜 곳인 줄 몰랐다. (응원봉을 보고 있으니) 꽃밭 같기도 하다"고 뿌듯함을 내비쳤다.
오랜만에 수많은 팬들 앞에 선 지드래곤인 만큼 할 말도 많아 보였다. 그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상황이 이래저래 시끄러워서 마음이 편치 않은데 가수로서 무대에 설 수 있게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고 영광"이라며 눈물을 훔치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그러면서 "코로나 기간도 있었고 빅뱅으로도 여러 계획을 세웠는데 각자의 상황이 쉽지 않았다. 다들 어딘가에서 빛나고 있는데 오늘 저도 멤버들에게 자랑할 일이 생겼다"고 미소 지었다.
세트리스트는 지드래곤의 과거와 현재를 총망라하고 있다.
솔로 데뷔곡 '하트 브레이커(Heartbreaker)'부터 첫 미니 앨범 타이틀곡 '크레용(Crayon)', 두 번째 정규 앨범 타이틀곡 '삐딱하게', '니가 뭔데', 두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무제' 등 누구나 알법한 히트곡 메들리부터 '슈퍼 스타(SUPER STAR)', '그 XX', '버터플라이(Butterfly)', '너무 좋아', '투데이(Today)', '개소리(BULSHIT)', '소년이여', '1년 정거장' 등 팬들이 오래 염원하던 수록곡 무대까지 풍성한 세트리스트로 오감을 만족시켰다.
이 가운데 '삐딱하게' 무대에선 관객석 아래로 내려가 팬들과 한층 더 가까이 호흡했다. CL은 '더 리더스(The Leaders)' 무대에서 깜짝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빅뱅과 2NE1의 리더인 두 사람은 '더 리더스'라는 곡명에 맞게 범접 불가 카리스마를 뽐내며 영원한 'YG 패밀리' 케미를 빛냈다.
이 밖에도 지난달 발매해 국내외 음원차트를 휩쓴 정규 3집 타이틀곡 '투 배드(TOO BAD)'부터 수록곡 '보나마나(BONAMANA)', '테이크 미(TAKE ME)', '드라마(DRAMA)', '아이 빌롱 투 유(IBELONGIIU)' 등까지 이어졌다.
'리빙 레전드' 지드래곤 아닌가. 8년 만의 새 월드투어라는 의미가 큰 공연에 수많은 글로벌 팬들의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법. 하지만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첫 날 공연에서 지드래곤은 그간 보여주던 '폭풍 라이브' 실력은 온데간데 없고 크게 깔린 AR에 의존해 무대를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특정 무대의 경우 AR에 지드래곤이 추임새만 얹는 수준이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투 배드' 무대에선 댄스 브레이크를 소화하던 중 주저앉는 모습까지 포착돼 걱정을 자아냈다.
이러나 저러나, 지드래곤이 'K팝 황제'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에 실망감이 남는다. 왕이 제대로 기지개를 켜지 못한 듯하다.
한편, 지드래곤의 세 번째 월드투어 '위버맨쉬'는 5월 10~11일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필리핀 불라칸, 일본 오사카, 중국 마카오, 대만,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홍콩 등 아시아 7개국 8개 도시를 찾는다. 추가 투어 날짜와 장소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사진=갤럭시코퍼레이션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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