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4월로 넘어가면서 헌법재판소 일대를 경비하는 경찰도 피로가 누적되고 있습니다.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는 대기 상황에 예산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데요. 경찰은 지방경찰청 기동대원들의 근무 방식을 조정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대원들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손성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4월로 밀리면서 헌재 앞 집회도 갈수록 격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일부 시위자들이 경찰을 향해 "가짜 경찰이냐"며 관등성명을 요구하는 등 경비 업무를 방해하고,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습니다.
(현장음) -"가짜경찰 현행범이에요. 어딜 데려가?" -"니들이 대통령 하나 잡겠다고 3천 명이나 데리고 XX했잖아."
과열되는 집회에 전국 기동대가 서울로 모이는 상황인데, 지난해 12월에는 2천 개 부대가 투입됐고, 올해도 매달 1천7백여 개 부대가 추가로 동원됐습니다.
기동대 한 개 부대당 평균 60명이 배치되는 점을 감안하면, 매달 10만 명이 넘는 기동대원이 서울 도심 집회 관리에 투입되는 셈입니다.
당초 경찰은 3월 중순 선고를 예상하고 경비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는데, 선고가 연기되면서 현장 경찰들의 피로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민관기 / 전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 - "기동대 직원들이 사기도 많이 저하되어 있고, 피로도도 상당히 누적된 상태로 보입니다. 번 아웃 상태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서울경찰청 소속 기동대원들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평균 92시간을 초과근무했고, 올해 1월에는 초과근무 시간이 113시간으로 늘었습니다.
차출된 기동대원들의 숙박비로만 약 13억 6천만 원이 사용됐는데, 이는 경찰청이 편성한 연간 예산의 76.9%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경찰은 늘어나는 체류 비용과 대원들의 피로도를 고려해, 오늘(31일)부터 상경한 지방 기동대원들이 서울에 머무르지 않고 출퇴근 방식으로 근무하도록 조정할 예정입니다.
MBN 뉴스 손성민입니다. [son.seongmin@mbn.co.kr]
영상편집 : 김혜영 그 래 픽 : 김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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