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마리가 '0.1초' 차이로 승패 갈려 … 최고를 향한 기록 경신의 향연지난 23일 동아일보배에서 '글라디우스'에 기승한 장추열 기수가 가장 빨리 결승선을 넘어서며 환호하고 있다.(사진 한국마사회 제공)
(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따뜻한 봄 기운과 함께 치러진 한국마사회의 '시리즈 경주'가 경주로를 후끈 달궈 놓으며 관람석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연일 드라마 같은 명장면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마사회는 국제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최고 우수마를 선발하기 위해 시리즈 경주 체계를 강화해 오고 있다. △최고의 암말 △최고의 국산마 △경주거리별(중장거리·단거리) 최고마 △연도 대표마를 선발하기 위해 다양한 시리즈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시리즈별 누적 승점이 가장 높은 경주마에게는 최우수마 선정과 함께 1억 원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그런 만큼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지난 9일 열린 부산일보배에서 '빈체로카발로'(3번, 빨간색 모자)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사진 한국마사회 제공)
■'빈체로카발로', 대상경주 첫 우승!
지난 9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제6경주로 '스프린터 시리즈'의 제1관문인 '제19회 부산일보배'(G3, 1200m)가 펼쳐졌다. '스프린터 시리즈'는 단거리 최강자(3세 이상)를 가리는 무대다.
지난 1월 새해 첫 1등급 경주에서 우승한 '빈체로카발로'는 이번 경주에서도 뜨거운 질주를 이어갔다. '빈체로카발로'는 선행마 뒤에서 기회를 노리다가 마지막 순간에 폭발적인 스퍼트로 대상경주 첫 우승을 차지했다. 더욱이 자신의 1200m 기록을 무려 1.0초나 단축하며 개인 최고 기록까지 경신했다.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 주고 있는 '빈체로카발로'가 남은 시리즈에서도 승리를 이어가며 '단거리 최강자'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지난 16일 벌어진 헤럴드경제배에서 우승한 '석세스백파'의 소유주 이종훈 마주.(사진 한국마사회 제공)
■이종훈 마주, 서울·부산경남에서 대기록 동시 달성!
지난 16일 렛츠런파크 서울 제8경주로 '스테이어 시리즈' 제1관문인 '제23회 헤럴드경제배'(G3, 2000m)가 열렸다. '스테이어 시리즈'는 중장거리 최강자(3세 이상)를 선발하는 시리즈다.
이날 '석세스백파'는 외곽 12번 게이트의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추입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장거리 최우수마 타이틀에 성큼 다가갔다. 이 '석세스백파'의 소유주는 이종훈 마주로, 그는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헤럴드경제배' 우승으로 통산 17번째 대상경주 트로피를 들어올렸으며, 같은 날 부산경남에서는 '벌마킹'이 승리를 거두며 대한민국 최초로 '마주 300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한국 경마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이종훈 마주가 또 어떤 전설을 만들어 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지난 23일 치러진 동아일보배에서 '글라디우스'로 대상경주 첫 우승을 거머쥔 강성오 조교사.(사진 한국마사회 제공)
■'글라디우스'와 강성오 조교사의 대상경주 첫 우승!
지난 23일 렛츠런파크 서울 제8경주로 '퀸즈투어 S/S 시리즈' 제1관문인 '제28회 동아일보배'(L, 1800m)가 열렸다. '퀸즈투어 S/S 시리즈'는 '여왕'의 타이틀을 두고 국내외산 암말이 격돌(3세 이상)하는 무대다.
이날 '글라디우스'는 안쪽 주로 이점을 십분 활용하며 레이스를 풀어나갔다. 그리고 마치 칼날 같은 스퍼트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크라운함성'의 연승을 저지하며 대상경주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 승리는 강성오 조교사에게도 아주 특별했다. 2018년 개업 이후 대상경주 첫 우승의 감격적인 순간을 맞이한 것이다.
여기에 장추열 기수도 화려한 한 주를 보냈다. 전날(22일) 500승을 달성한 데 이어 23일에는 대상경주 우승까지 거머쥐며 한 주를 아름답게 장식했다. '글라디우스'와 그를 이끄는 강성오 조교사, 그리고 장추열 기수의 승전보가 계속될 수 있을지 그들의 질주에 경마팬들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지난 16일 서울 제10경주의 1·2·3위 결승선 통과 모습[1위 '한강캡틴'(11번), 2위 '명진불패'(9번), 3위 '도끼드래곤(1번)].(사진 한국마사회 제공)
지난 16일 서울 제10경주의 5·6위 결승선 통과 모습[5위 '나노메타'(6번), 6위 '스마트별'(4번)].(사진 한국마사회 제공)
■결승선을 뜨겁게 달군 짜릿한 역전극! '트리플 코차'
결승선 통과 기록에서 '코차(코 길이 차이)'는 흔한 일이다. 하지만 보통은 두 마리 간의 접전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지난 16일 열린 서울 제10경주는 달랐다. 1·2·3위는 물론 5·6위까지 한 경주에서 무려 세 번의 코차, 즉 '트리플 코차'가 나오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이날 경주에서는 출발과 동시에 '도끼드래곤'이 선두를 장악했다. 그러나 마지막 직선주로에서 거센 추격을 받으며 결국 순위가 뒤집어졌다. 1위는 '한강캡틴', 2위는 '명진불패'가 차지하며 '도끼드래곤'은 3위로 밀렸다. 게다가 모두 코차로 순위가 갈렸다.
순위권 싸움도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나노케타'가 막판 스퍼트를 터뜨리며 '스마트별'을 극적으로 제치고 5위를 차지했다. 이 역시 거리차는 코차였다. 이렇듯 마지막 순간까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었던 이번 승부로 경마팬들의 가슴은 뜨겁게 달아올랐을 듯싶다. 이날의 각본 없는 드라마 같은 승부의 영상은 한국마사회 경마홈페이지 경마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