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인터뷰] 의성군청+김창민 '최강 조합', 세계선수권 출전해 올림픽 직행 티켓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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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부터 남자 컬링 세계선수권에 나서는 대한민국 대표팀. 왼쪽부터 김창민, 김진훈, 효정민, 김은빈, 김효준 선수, 그리고 맨 위 이동건 감독. |
ⓒ 선수단 제공 |
남자 컬링 대표팀 '의성 BTS'의 김효준·표정민·김은빈·김진훈(의성군청), 그리고 '큰 형님' 김창민(경북체육회)이 올림픽 직행 티켓을 합작하러, 그리고 어려움에 빠진 지역에 힘을 낼 수 있는 소식을 들려주러 나선다.
남자 컬링 대표팀이 한국 시각으로 30일 오전 5시부터 캐나다 무스초에서 열리는 남자 컬링 세계선수권에 나선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직행 티켓이 걸린 이번 대회를 통해 젊은 선수들, 그리고 베테랑 선수의 조화로 구성된 대표팀이 사상 첫 올림픽 자력 출전에 나선다.
하지만 선수들의 마음을 편치 않게 하는 소식도 있었다. 선수들이 평생 살아온 곳, 경북 의성 지역을 강타한 산불로 인해 지역과 선수들의 가족이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의연하다. 김효준은 "우리의 고향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라고 다짐했다.
'의성 BTS'에 '올림픽 청부사' 조합 나선다
의성군청은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이후 4인 체제로 팀을 정비했다. 김효준이 맨 마지막에 스톤을 던지는 포지션인 포스로 올라선 가운데, 표정민과 김은빈, 김진훈이 계속해서 팀을 지켜냈다. 하지만 베테랑의 공백이 못내 아쉬웠던 남자 대표팀을 위해 '올림픽 청부사'이자 한국 컬링의 큰형, 김창민이 대표팀에 합류했다.
김창민은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도 출전했던, 명실상부한 한국 컬링의 베테랑이자, 국제대회에서 통하는 한국 최강의 선수이기도 하다. 2018년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남자 컬링 사상 가장 높은 순위인 4강에 올랐고, 역시 2022년 세계선수권에서는 한국 남자 컬링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선수들과의 관계 역시 좋다. 의성군청 선수들이 중·고교 시절 함께 훈련하기도 했고, 당시 경북체육회 선수들과 팀을 짜서 연습 경기를 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김은빈이 이끌던 의성고등학교 선수들에게 국내 대회에서 패배했을 때도 김창민이 "한 수 배웠습니다, 형님"이라고 김은빈에게 이야기했을 정도로 친밀하다.
김창민의 합류 역시 극적이었다. 한 시즌만큼의 선수가 이미 확정된 국가대표 라인업을 변경하기에는 부담이 따랐다. 하지만 김창민은 국가대표 승인이 나지 않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리 캐나다로 떠나 선수들과 함께 투어 대회에 나서 합을 맞추었다. 다행히 대한컬링연맹과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변경 승인이 이루어지면서 김창민이 국가대표 라인업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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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청부사', 경북체육회 김창민의 합류는 남자 컬링 대표팀 선수들에게 힘이 된다. |
ⓒ 박장식 |
비교적 젊은 '의성 BTS' 선수들은 잘할 때면 누구보다도 분위기를 타지만, 아쉬운 상황이 다가오면 멘탈 회복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던 팀. 흔들림 없이 팀을 이끌 수 있는, 여러 상황을 겪어봤던 베테랑 김창민의 대표팀 합류는 남자 컬링의 첫 올림픽 자력 진출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요인도 있다. 김창민 선수가 살고 있는, 의성군청 선수들이 살고 있는 의성 지역이 경북 지역을 덮친 산불의 화마로 신음하고 있는 것은 선수들로 하여금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어려움에 빠진 고향에 승전보를 들려주고 싶은 의지가 가득하다.
물론 쟁쟁한 팀을 뚫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남자 컬링 대표팀의 경우 사실상 6강 플레이오프 이상 진출을 거둬야 올림픽 출전권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하지만 신구조화로 무장한 대표팀이라면 충분히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올림픽의 꿈을 위해서, 어려운 고향을 위해서 뛰겠습니다'
28일 전화 인터뷰를 가진 김효준은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는 대한민국이 올림픽을 꿈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무리의 목표에 맞춰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베테랑 김창민 스킵의 합류도 힘이 된다. 김효준은 "학생 때, 김창민 형님과 함께 훈련하곤 했었는데, 그때도 한 번씩 팀을 섞어서 연습 경기도 해봤다"라며, "이렇게 같은 팀으로 대표팀에 나가게 되어 신기했다. 한 팀으로는 이번에 처음 합을 맞춰 어려움도 있지만, 투어 대회 기간을 통해 합을 잘 맞춰가고 있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김효준은 김창민 스킵에 대해 "어릴 때 존경했던 형님, 특히 우리가 학생 때 평창 올림픽에 나갔던 형님"이라며, "우리가 한참 어린 동생이라서 그런지 김창민 형님과 함께하는 것이 분위기도 좋고, 잘 해주시려고 하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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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에 이어 이번 세계선수권에 나서는 의성군청 남자 컬링 선수들. |
ⓒ 박장식 |
선수들이 캐나다에 미리 출국한 이후 들려온 좋지 않은 소식도 있었다. 의성 지역을 중심으로 퍼졌던 산불로 인한 피해가 선수들의 가족까지 번졌다는 소식이었다. 김효준은 "집은 의성읍 읍내에 있어 괜찮지만, 할머니 댁이 산불에 피해를 입었다고 하더라. 몸은 괜찮으시다고 하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어 김효준은 "우리 팀원들도 자신의 집은 괜찮지만 친척집 등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소식을 듣고 급하게 가족들에게 연락도 돌렸을 정도였다"라면서, "우리가 무엇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SNS에 기부 링크를 공유하기도 했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의연하다. 김효준은 "이 소식이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프로다. 대한민국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대표팀에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 힘 되는 데까지 쥐어짜서 대한민국이 올림픽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효준은 "우리의 고향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 컬링"이라며, 최선을 다해서 지역에 힘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