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JTBC 이혼숙려캠프>
[이준목 기자]
영화보다 영화 같은 스토리로 사랑을 이뤄낸 재혼부부, 하지만 결혼 후 현실에서는 새엄마와 자녀들 간의 불화로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었다. 과연 진짜 가해자와 피해자는 누구였을까.
27일 방송된 JTBC 부부솔루션 <이혼숙려캠프>에서는 9기 부부들의 결말과 새로운 10기 부부의 첫 번째 이야기가 공개됐다.
최종 조정 돌입한 캥거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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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혼숙려캠프>중 한 장면 |
ⓒ JTBC |
9기 캥거루부부가 최종조정에 돌입했다. 재혼 부부인 이들은, 남편의 심각한 알코올 의존증과, 아내가 전남편과 사이에서 얻은 아들에 대한 과도한 집착 때문에 갈등을 빚고 있었다.
부부는 이혼 조정 협의에서 재산분할 문제부터 강하게 충돌했다. 현재 경제권을 쥐고 있는 아내는, 남편의 기여도를 전면 부인하며 10대 0을 주장하여 한 푼도 주고 싶지않다는 강경한 반응으로, 남편과 조정위원들을 당황하게 했다.
'배우자의 기여가 적더라도, 이혼 후 생활비 정도의 재산분할은 필요하다'는 조정장과 변호사의 설득에도 아내는 '부부지간이면 몰라도, (이혼)도장 찍으면 남'이라며 완강하게 거부했다. 급기야 감정이 상한 부부는, 각자의 변호사들마저 제쳐두고 조정장에서 직접 언쟁을 주고받으며 부부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부부간 조정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조정위원들은 '실제 이혼 조정 시 부부의 재산 1억 3천만원중에 3천만원이 남편 몫으로 예상되는 재산분할 최소금액'이라는 법조인들의 판단을 참고하는 것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부부의 두 번째 쟁점은 아내의 아들 문제였다. 아들과 그 여자친구는 30대임에도 직장 생활 없이 부부의 집에서 함께 거주하며 엄마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다. 새아버지인 남편은 아들 커플의 분가와 경제적 자립을 요구했지만, 아들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던 아내는 남편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남편은 "아들 커플이 일할 의지가 있다면 미워할 이유가 없다"며 자립만 한다면 아들 커플과 계속 동거도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남편은 새 아들에게 아저씨가 아닌 '아버지'로 불리고 싶다는 속마음도 내비쳤다. 이에 아내도 아들의 독립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여 지원해 주는 것으로 합의했다.
아내는 알코올 의존증이 심한 남편에게 아들의 독립에 맞춰 '금주'를 제안했다. 망설이던 남편은 이번에야말로 술을 반드시 끊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아내는 남편에게 '다시 일을 시작하면 지방에 취직해서 집에는 한 달에 한 번만 올 것'이라는 엉뚱한 제안을 요구했다. 이에 서장훈은 '남편을 내보내 놓고 아들과 여친에게 집에서 편안하게 있으라고 하는 거 아니냐"며 아내의 꼼수를 간파했다. 속마음을 들킨 아내는 민망한 웃음을 터뜨렸다.
부부의 버킷리스트
부부는 모든 조정을 마치고 다시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데 합의했다. 남편은 조정 후 부부가 함께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공개하며 행복한 가정을 기약했다.
이어서 바닥 부부의 최종조정이 그려졌다. 부부는 사회생활과 경제활동을 하지않고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는 남편의 기행 때문에 갈등을 빚고 있었다. 아내는 현재 쓰리잡을 뛰면서 홀로 남편과 자녀들을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있었다.
부부의 쟁점은 남편의 게임 중독이었다. 무직인 남편은 40을 넘긴 나이에 5년 넘게 일도 하지 않으면서, 매일 온라인 게임에 미쳐 있었다. 사전 법률상담에서는 게임시간을 줄이기로 변호사와 합의했던 남편은, 조정 직전 아내와 부부싸움을 한 후 자존심이 상하여 조정장에서는 돌연 입장을 번복했다.
서장훈은 답답한 마음에 "남편이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 . 남편이 정말 가정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모르겠다. 너무한 것 아닌가"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런데 내내 묵비권만 지키던 남편은, 거듭된 게임 지적에 "일을 전혀 안 한 게 아니다. 증빙서류라도 떼어오겠다"고 돌연 폭발하여 화를 내기 시작했다. 조정장에는 잠시 일촉즉발의 분위기가 감돌았다.
서장훈은 "결혼생활을 잘 해보려고 조정 중인 자리인데, 계속 게임을 하겠다는 남편에게 그런 의지가 보이지 않아서 이야기를 한 것"라고 차분하게 설명했다.
부부는 조정위원들의 제안에 따라, 남편은 일과를 다 마친 뒤 게임은 수면시간을 줄여서 하는 것으로 어렵게 조율했다. 남편은 앞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경제권은 아내가 가져가는 대신, 월 50만 원씩 용돈을 받는 조건에 합의했다.
하지만 남편은 경제활동을 한다고 해도 용돈을 주는 데 소극적인 아내의 태도에 불만을 드러냈다. 조정위원들은 아직 부부가 함께 갚아나가야 할 채무가 있는 만큼 상환 전까지는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남편을 달랬다.
서장훈은 "아내와 아이들과 결혼생활을 유지하려면, 남편이 크게 바뀌는 수밖에 없다"며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어렵게 화해에 성공한 부부는, 모든 조정을 마치고 자녀들과 함께 밖에서 모처럼 눈싸움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로써 9기 부부들의 이야기는 막을 내렸다.
재혼 부부의 사연
다음으로 10기의 첫번째 부부인 '재혼부부(유근곤-김나경) 부부의 사연이 그려졌다. 이 부부는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사연으로 맺어진 재혼 커플이었다.
아내는 과거 전남편의 폭력과 외도로 이혼한 후 총각이었던 현 남편을 처음 만나 연애를 시작했다. 하지만 전남편 측의 지속적인 재결합 요구로 결국 결별해야 했다. 남편도 이별 직후 다른 여성과 만나 3개월 만에 결혼했다.
시간이 흘러 아내는 결국 전남편과 다시 결별했고 이후 전남편은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 현 남편 역시 첫 번째 아내와 이혼했다. 부부는 아내의 적극적인 구애로 결국 수년 만에 재혼이라는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듯했다.
부부는 현재 각자 전 배우자 사이에서 낳은 자녀를 포함하여 5남매를 양육하고 있다. 그런데 아내는 "부부 사이가 좋은데 내면은 파국이다. 아이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서로 칼날을 든 듯 날카로워진다"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밝히며 고민을 토로했다.
자녀들의 불화
부부의 고민은 자녀들 간의 불화였다. 부부의 다섯 남매는 현재 남편의 세 아들과 아내의 큰딸, 부부 사이에 낳은 막내아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런데 남매는 현재 세 아들VS 큰딸과 막내로 파벌이 나뉘어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었다. 아내 측 영상에서, 세 아들은 한 집안에서 누나와 막내를 사실상 본체만체하며 따돌리고 있었다.
새엄마인 아내가 보다못해 눈물로 호소했음에도 세 아들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고. 남편은 그런 아이들을 엄격하게 훈육하지 못하고 아내의 불만을 듣고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서장훈은 "7년을 함께 살았으면 타인이라도 배려하는 게 기본적 예절이다. 큰 딸은 남인가"라고 남편을 질타했다.
남편은 아들들을 엄하게 훈육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하여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라고 변명했다. 하지만 패널들은 "아내와 큰딸에게는 미안하지 않냐"며 남편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했다.
아내는 남편과 재혼한 후 처음에는 남편의 큰아들만 데려와 양육했다. 아내는 사춘기가 와서 반항하는 큰아들 때문에 속앓이를 해야했다. 큰아들은 아빠인 남편이 없을 때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며 새엄마의 얼굴에 침을 뱉기도 했다고.
아내는 큰아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하여 동생인 둘째 아들까지 데려왔고, 남편의 이혼한 전처와도 상담하다가 가까운 사이가 됐다. 하지만 이는 아내의 생각과 달리 오히려 역효과가 됐다. 큰아들의 반항기는 바뀌지 않았고 새 아들들은 오히려 친엄마의 빈 자리를 차지했다고 생각한 새엄마와의 사이가 더 멀어졌다. 심지어 남편의 전처는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사망했다.
아내는 예상치 못하게 늘어난 아이들을 감당해야 했고, 이와 관련하여 고부갈등까지 겹쳐 힘들어했다. 하지만 남편은 본인도 힘들었다는 이유로 중재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
아내는 남편이 본인의 아이들만 싸고돈다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정작 남편은 아이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아내의 탓으로 책임을 전가했다. 서장훈은 " 진짜 나쁜 거다. 남편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이 집의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부부는 현재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었다. 다섯 자녀를 키우느라 부담이 큰 상황이라 각종 공과금과 대출금까지 연체 중이었다. 또한 남편은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상황에서도 휴대폰 게임을 하느라 막대한 '현질'을 일삼으며 충동적인 욕구를 자제하지 못했다.
또한 아내는 남편으로부터 체중이 늘어났다는 이유로 전처와 몸매를 비교당하는 막말을 들어야 했다. 아들에게는 자전거를 사주고도 '싸구려'라는 조롱을 들어야했다. 남편과 새 아들들에게 거듭된 상처를 받은 아내는 우울증에 걸렸고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할 만큼 마음의 병이 깊어졌다.
그런데 패널인 진태현은 "남편 측 영상을 보고 나서 세 아들의 행동이 조금은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의미심장한 이야기로 반전을 예고했다. 과연 '아이들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아내의 주장은 과연 진실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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