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사장 "올해 물량 이미 솔드아웃, 내년 물량 상반기 내 협의 마무리"
SK하이닉스 올해 사업방향/그래픽=임종철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메모리)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 이미 올해 물량은 완판됐고, 내년 물량도 상반기 중 판매를 확정할 계획이다. AI(인공지능) 메모리 기술을 이끌면서 시장 침체에도 영향받지 않는 안정적 수익 구조를 만들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27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HBM 물량은 이미 솔드아웃(완판)됐고, 내년 물량도 올해 상반기 내 고객과 협의를 마무리해 매출 안정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HBM 기술 선도는 순항 중이다. 지난해 말 HBM3E 16단 제품을 개발을 업계 최초로 공식화했고, 내년 주력 상품이 될 HBM4 12단 제품을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간 기술력으로 공급 계약을 따내고 있다.
또 수요 증대가 예상되는 저전력 D램 기반 AI 서버 특화 메모리 모듈(SOCAMM)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주요 고객과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곽 사장은 "고객과의 밀접한 소통을 통해 저희 기술력이 함께 상승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제7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아울러 맞춤형 HBM 시장에서 고객, 이해관계자들과 신뢰를 구축해 고객 시스템에 특화된 최적의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AI 메모리 리더로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AI 성장의 출발점인 미국 고객과의 협력을 강화해 AI 시장에서 위상을 높인다는 목표다.
이미 확보한 공급 계약은 안정적인 수익과 연결된다. 시장 침체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곽 사장은 "HBM은 투자비용도 크고 공정 소요시간도 오래 걸리는 사업이어서 가시성을 갖고 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 주문을 확보한 후 공급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존 반도체와는 다른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며 "플레이어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과거처럼 수익성이 크게 악화할 확률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의 저비용·고성능 AI 모델 '딥시크' 출현도 긍정적으로 봤다. 곽 사장은 "(딥시크는) 중장기적으로 AI 메모리 수요 증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도 고수익 제품 중심으로 최적화를 이룰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선도적 기술이 적기에 사업화될 수 있도록 올해 M15X 팹(공장) 완공하고, 용인클러스터 1기 팹은 지난 2월 착공했다. AI 메모리 수요에 따라 단계별로 클린룸을 확장할 예정이다.
시설투자(CAPEX)는 3년 매출의 30%를 집행하는 선에 맞추고, 나머지는 재무건전성 유지에 쓸 계획이다. 곽 사장은 "현재 자사주 매입과 소각 계획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사업에서 창출된 현금을 기술경쟁력과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와 시장 침체(downturn) 기간 약화한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먼저 사용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김호빈 기자 hobin@mt.co.kr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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