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조연 기자]
<앵커> 증권사들이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종합투자계좌, IMA가 곧 국내에도 선보일 전망입니다.
'한국형 골드만삭스'를 키우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지 무려 9년 만인데, 1호 타이틀을 두고 증권사들 간 경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조 기자. 금융위원회가 다음달 초 IMA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겠다고 했습니다.
증권사하면 통장 같이 쓰는 CMA는 제가 알고 있는데, IMA는 정확히 뭡니까?
<기자> IMA는 증권사가 투자자의 원금을 보장한다는 점, 그리고 증권사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돈을 기업 대출이나 회사채 같은 기업금융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 이 두가지가 핵심입니다.
현재 증권사에서 수시입출금식 통장으로 쓰이는 CMA는 자금을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하죠. 원금 보장 의무도 없습니다.
IMA 쉽게 말하면, 개인투자자들에겐 예금계좌처럼 원금을 보장받으면서 은행금리보다 더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 상품이 생기는 것이고, 증권사로서는 발행 한도 제한없이 자금을 모집할 수 있게 되는데요.
증권사에겐 IMA 인가를 받으면 더 폭 넓게 비즈니스 모델을 넓히고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앵커> IMA 도입이 발표된 것은 지난 2016년인데, 왜 지금까지 이걸 하겠다고 나선 증권사가 없는 겁니까?
<기자> 당시 발표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 방안이었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IMA가 청사진의 마지막 퍼즐처럼 제시됐었습니다.
IMA 신청 기준이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데, 당시만 해도 대형 증권사들의 자본금이 2조원에서 4조원을 갓 넘긴 수준이어서 '그림의 떡'과 같았죠.
그리고 금융당국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고 미온적인 분위기였습니다.
또 정책 발표 이후 은행권에서 반발이 적잖았던 것도 사실인데요. 은행의 원금 보장형 상품들과 경쟁이 불가피하고, 기업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은행 고유 업부를 침범한다는 견제가 나왔던 것이죠.
8년 넘게 잊혀진 정책과도 같았는데, 그동안 증권사들의 체급이 커지면서 신청 가능한 후보군들이 생겼고 특히 이 중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부터 IMA 사업 진출 의지를 밝히면서 논의가 재점화됐습니다.
당초 이달안에 발표하겠다던 금융위는 현재 IMA 운용 관련 업권과 마지막 논의 단계에 있고요. IMA 가이드라인에는 투자자 원금 보장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증권사 건전성 유지안, 레버리지 비율 완화 수준과 투자 한도 등이 담길 전망입니다.
다음달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 증권사 신청과 당국의 심사 등을 거쳐 상반기 안에 IMA 1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현재까지 요건을 충족하는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이렇게 두 증권사죠? 분위기가 미묘하게 다르다고요?
<기자> 두 회사 모두 IMA 가이드라인 발표되면 신청하겠다는 의지는 있습니다만, 더 적극적인 곳은 한국투자증권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내일(28일) 7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데요. 물량 전액 한국금융지주가 인수합니다. 이렇게 되면 한투증권의 자기자본은 10조원으로 늘어나는데요.
현재 한투증권의 발행어음 조달액이 약 17조3천억원입니다. 한도를 거의 소진했고, 자기자본이 늘어나더라도 여유롭지는 않은 상황이죠.
또 부동산PF 1세대로 꼽히는 김성환 대표가 IMA 인가 취득에 공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해외에서 글로벌 IB와 경쟁하려면 몸집을 키워야 한다"며 1호 IMA 타이틀 획득에 대한 강한 의지 보이고 있는데요.
반면, 자기자본 8조원은 가장 먼저 넘겼던 미래에셋증권은 발행어음이 현재 8조원이 채 안되는 상황입니다.
IMA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임은 분명하지만, 금융당국이 내놓는 규제비율이나 투자 한도 등을 살펴보고 이에 맞는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업계에서는 IMA를 취득하면 국내외 부동산과 인수금융, 프리 IPO 지분 투자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다만 원금을 보장하면서 알파 투자 수익을 내는 것이 공존할 수 있냐는 시선도 있어, 자칫 IMA 취지와 달리 부동산 금융에 편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조연 기자 ych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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