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주최 ‘제4차 AI 미래가치 포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주최로 27일 서울 강남구 씨스퀘어에서 ‘제4차 AI 미래가치 포럼’이 열렸다./심민관 기자
“책 한 권 학습시키는 데 저작권자가 100만원을 요청했습니다. 이렇게 비용이 커지면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은 어렵습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주최로 27일 서울 강남구 씨스퀘어에서 ‘제4차 AI 미래가치 포럼’이 열렸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이영탁 SK텔레콤 성장지원실장은 “(AI 산업 발전을 위해) 어느 정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저작료가 책정되도록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수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데이터진흥과장은 “정부에서도 품질 좋은 데이터 생산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많이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화체육관광부나 국가인공지능위원회에서도 (AI 학습을 위한) 저작권 문제에 관한 논의를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AI가 발전할수록 전력 소비가 급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한국에) 2029년까지 7322개의 데이터센터(DC)가 구축된다고 하는데, 7300여개의 DC를 동시에 돌리기 위해 필요한 전력용량은 49기가와트(GW)로 추정된다. 현재 한국의 최대 발전용량(전국 발전소 동시 최대출력량)은 115GW에 불과하다”면서 “한국이 진정한 AI 강국이 되기 위해선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이어 “많은 기업들이 AI DC를 수도권에 지을려고 하는데 전력 부족 문제로 수도권에는 짓기 어려울 것이다. 지방 또한 전력상 여유가 없을 것”이라며 “업계에선 태양광 발전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저녁에는 전기 공급이 불가능한 태양광 발전은 해법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김훈동 KT AI Lead 상무는 해외 빅테크와의 협력을 통한 동반 성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김 상무는 “AI 격변기에 한국의 모든 기업들이 자체 AI 개발이라는 하나의 전략으로 갈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해외 업체에 100% 의존할려고만 해서도 안된다”면서 “거인(해외 빅테크) 어깨에 올라타서 동반 성장하고 이를 활용하는 게 글로벌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팔란티어 같은 해외 기업들과 손잡고 AI 응용 분야에서 틈새 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LG유플러스 AX기술그룹 연구위원은 챗GPT를 활용한 데이터 재생산에 대해 경고했다. 김 위원은 “AI와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데이터가 중요하다. 과거에는 데이터를 만드는 데 많은 자본과 인력이 소요됐지만, 지금은 챗GPT 같은 AI가 만든 데이터를 다시 활용하는 모순에 빠졌다”면서 “기업들이 양질의 데이터 생산에도 돈(비용)을 많이 써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포럼에 참가한 AI 및 IT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냈다. 이상학 KTOA 부회장은 “국내 통신사들이 AI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이에 대한 규제 특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 저작권 규제 완화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