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에 앞서 대한체육회가 유리천장 깨 자랑스럽다"김나미 대한체육회 신임 사무총장. (대한체육회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그간 부재했던 엄마의 역할을 해내겠다."
대한체육회 105년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 시대를 연 김나미(54) 신임 총장의 일성이다. 그에게는 한국 체육계의 '유리천장'을 뚫었다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대한체육회는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이사회를 개최해 김나미 전 국제바이애슬론연맹 부회장을 사무총장에, 김택수 전 미래에셋증권 탁구단 총감독을 진천국가대표선수촌장으로 선임했다.
조만간 임명 절차가 마무리되면 김나미 신임 사무총장은 2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김나미 사무총장은 이사회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체육인으로서 이런 자리에 온 것이 영광스럽다. 막중한 책임도 느낀다"고 했다.
여성이 체육회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에 발탁된 건 1920년 조선체육회(대한체육회 전신) 시절을 포함해 10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김 사무총장은 "105년간 바뀌지 않은 것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면서 "그동안 체육회는 아빠의 역할만 있었고, 엄마가 부재했다. 제가 그간 부재했던 엄마의 역할, 누나의 역할을 해내겠다"고 했다.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출신의 김나미 신임 사무총장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 국제바이애슬론연맹 부회장을 역임하며 국제 스포츠 행정 경험을 쌓아 왔다.
또 대한철인3종협회 부회장, 체육인재육성재단 사무총장 등을 지내며 정책 기획과 조직 운영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등 능력을 두루 인정받았다.왼쪽부터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김택수 선수촌장. ⓒ News1
김 사무총장은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있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구상을 말씀드리진 않겠다"면서 "체육회가 어떤 변화를 보일 지 지켜봐달라. 많은 분을 놀라게 해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야 변화할 수 있다. 이번 집행부에 33%의 여성이 들어왔는데, 여성들은 여성의 편이 서서 체육인이 행복하게 운동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사상 최초의 여성 위원장인 커스티 코번트리(짐바브웨)를 임명하는 등 체육계에서도 여성의 입지가 높아지는 추세다.
김 사무총장은 "IOC도 긴 역사를 가졌지만 여성 위원장이 처음 나왔다'면서 "대한체육회가 유리천장을 깨고 여성 사무총장을 발탁했고, IOC가 그다음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진다"고 했다.